‘파드셉’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 허가 간담회 열려
아스텔라스, 급여 신청 역할에 말 아껴…“유연하게 대응”
“바벤시오 효과 기대하며 파드셉 배제할 가능성은 낮아”

29일 열린 파드셉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적응증 확대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아스텔라스제약 김준일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9일 열린 파드셉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적응증 확대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아스텔라스제약 김준일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파드셉(성분명 엔포투맙베도틴)’과 항 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30년 만에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며 국내에서 1차 치료 적응증을 획득했지만, 급여 신청을 위해 병용요법과 관련한 제약사들 간의 추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은 지난 29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파드셉의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 적응증 확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파드셉은 지난해 이전 치료에 실패한 전이성 요로상피암 치료제로 처음 허가를 받았으며, 지난 7월 25일 키트루다와의 병용요법으로 1차 치료에서도 허가를 획득하여, 전이성 요로상피암 1~3차 치료 모두에서 사용이 가능하게 됐다.

승인의 근거가 된 EV-302 임상 결과에 따르면,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에서 파드셉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에 비해 전체 생존 기간(31.5개월)과 무진행 생존 기간(12.5개월)을 약 2배 연장했으며,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55% 감소시켰다. 안전성 프로파일은 이전 연구에서 관찰된 결과와 유사했다.

이날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은 파드셉이 전이성 요로상피암 치료에서 탁월한 효과를 입증한 혁신 신약임을 강조했다.

한국아스텔라스제약 김준일 대표는 환영사를 통해 “지난해 12월 파드셉과 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적응증 허가를 신청했을 때, 이례적으로 일주일 만에 허가를 받았다. 또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미국과 브라질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해당 적응증을 승인했다. 이는 일본과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 최초 승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심평원에서 발표한 혁신 신약 기준에 따르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첫째, 대체할 수 있는 치료적 동등성이 있는 약제가 없어야 하고 둘째, 생존 기간 연장 등 현저한 발전이 있어야 하며 셋째, 신속 심사 등의 패스트트랙 허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파드셉은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약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은 이번 허가를 바탕으로 급여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며, 신약의 혁신성을 바탕으로 환자들에게 더욱 빠르게 약을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현재도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급여를 통해 접근성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은 파드셉을 보유한 한국아스텔라스제약과 키트루다를 보유한 한국MSD 중 어느 회사가 국내 건강보험 급여 신청을 주도할 것인지,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한국아스텔라스제약 의학부 박경아 이사가 발언하고 있다. 
한국아스텔라스제약 의학부 박경아 이사가 발언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아스텔라스제약 의학부 박경아 이사는 “타사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운 부분”이라며 “파드셉은 혁신 신약의 세 가지 카테고리 모두에 부합하는 약이다. 특히 EV-302 연구에서 볼 수 있듯이, 기존의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과 비교해 매우 드라마틱한 임상적 가치를 보여줬다. 이러한 임상적 가치를 환자들에게 신속하게 전달하는 것이 저희 회사의 의무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 질환의 위중성과 빠른 진행 속도를 고려할 때, 저희는 가능한 한 빠르게 환자들이 급여를 통해 약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 정도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새로운 형식의 급여 체계에 대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내부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답했다.

파드셉 1차 허가, '바벤시오' 유지요법에도 영향 미칠 듯

이날 간담회에는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박인근 교수가 연자로 나서 국내 요로상피암 치료 환경과 파드셉의 임상적 가치에 대해 소개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방광암은 우리나라에서 흔한 암은 아니며, 현재 발생 순위에서 10위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명확한 이유 없이 발생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암 중 하나이며, 이는 고령화 사회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광암의 5년 생존율은 매우 낮다.

박 교수는 “전이되지 않은 비(非)근침윤성 방광암의 경우 치료 성과가 좋지만, 전이성 방광암의 5년 생존율은 약 11%에 불과하다.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에 잘 반응하는 일부 환자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병이 빠르게 악화돼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의료진 모두에게 큰 어려움을 주는 암”이라 말했다.

박 교수는 “30년 정도 되는 시간 동안 변함없이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이 1차 치료로 쓰여왔다. 문제는 생존 기간이 약 1년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이라며 전이성 요로상피암 치료의 미충족 수요를 설명했다.

시스플라틴이나 카보플라틴을 사용하면 무진행 생존 기간(PFS)이 약 6~8개월 정도로 나타나며, 이 약들은 대개 4주기에서 6주기 정도 사용한 후 휴지기를 가진다. 신경 독성이나 골수 독성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계속해서 약을 투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1차 치료로 4~6주기를 사용한 후 휴지기를 가지며, 병이 나빠지면 2차 치료로 넘어가는 것이 일반적인 치료 방식이었다. 하지만 최근에 면역항암제가 2010년 이후 항암 치료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요로상피암도 그 혜택을 받기 시작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박인근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박인근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1차 치료에서 파드셉을 사용하는 것과 기존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후 '바벤시오(성분명 아벨루맙)' 유지요법을 선택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나은지에 대한 질문에 박인근 교수는 “뭐가 정답이다 답을 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처음 치료를 시작할 때, 이 환자가 나중에 바벤시오에 반응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파드셉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 같다”고 피력했다.

박 교수는 “바벤시오는 모든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약이 아니다. 1차 치료 후 병이 진행하지 않은 환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다. 처음 치료를 시작했을 때 PD(질병진행)가 아니면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PR(부분관해)이나 SD(안정병변)인 경우에도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지는 않는다. 치료 후 4주에서 10주 동안 병이 진행되지 않은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RWD 데이터를 보면,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1차 치료를 시작한 환자 중 약 50%만이 바벤시오 치료로 이어진다. 따라서 바벤시오를 사용해 생존 기간이 30개월에 달하는 경우도 있지만, 처음 치료를 시작할 때 이 환자가 나중에 바벤시오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며 “바벤시오는 훌륭한 약이지만, 매우 선택적인 환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는 약이라는 점에서, 처음부터 모든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약과는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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