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MO Asia 2024서 요로상피세포암 최적 치료 전략 논의
“늘어난 요로상피세포암 치료 옵션…핵심은 환자 맞춤형”
[싱가포르=김찬혁 기자] 진행성·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치료 영역에서 신약 도입이 잇따르면서, 개별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 6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선텍 컨벤션&전시센터에서 유럽종양학회 아시아 연례학술대회(ESMO Asia 2024)가 열린 가운데, ‘치료법 선택을 위한 정보 제공: 요로상피세포암 치료에 대한 임상시험 및 RWD의 적용(Informing choices: Applying Clinical Trial and Real-World Data to Bladder Cancer Care)’을 주제로 머크가 후원하는 새틀라이트 심포지엄이 열렸다.
심포지엄 좌장을 맡은 싱가포르 국립암센터 라빈드란 카네스바란(Ravindran Kanesvaran) 교수는 “2022년 글로벌 암 데이터를 보면 아시아 지역의 요로상피세포암 발생률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동아시아에서 높은 발생률이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네스바란 교수는 이날 현장에서 설문조사를 진행해 실제 임상의들의 진행성·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치료 결정 요인을 조사했는데, 그 결과 ‘약물의 이점-위험성 프로파일’과 ‘치료 접근성/비용’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카네스바란 교수에 따르면, 환자들의 선호도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European Journal of Oncolog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환자들은 말초신경병증 발생 위험이 10% 감소한다면, 치료 반응률이 7.8% 낮아지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했다. 이는 효과뿐 아니라 삶의 질을 중시하는 환자들의 선호도를 보여주는 결과다.
스페인 MD앤더슨 암센터 엔리케 그란데(Enrique Grande) 교수는 진행성·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1차 치료의 진화 과정을 설명하며 현재의 치료 옵션들을 소개했다.
그란데 교수는 “1992년 MVAC 요법이 도입되면서 처음으로 생존기간 1년을 달성했고, 이후 약 30년간 이를 뛰어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면역항암제와 항체-약물접합제(ADC)의 도입으로 치료 패러다임이 크게 변화했다”고 강조했다.
그란데 교수는 Javelin Bladder 100 임상시험 결과를 인용하며, ‘아벨루맙(제품명 바벤시오)’ 유지요법이 전체 생존기간을 약 2년으로 연장했다고 언급했다. 그란데 교수는 “환자의 예후를 정확히 예측할 바이오마커가 부족해 치료 선택이 여전히 도전 과제"라고 덧붙였다.
또 그란데 교수는 EV-302 연구 결과를 설명하며 “‘엔포투맙 베도틴(EV, 제품명 파드셉)’+‘펨브롤리주맙(제품명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화학요법 대비 사망위험을 53% 감소시켰고, 67%의 반응률과 29%의 완전관해율을 보였다. 다만 혈당 상승, 피부 독성, 신경독성 축적 등 부작용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란데 교수는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EVITA 기준’을 제안했다. ECOG PS 2 이상, HbA1c 8% 이상, CrCl 또는 GFR 45mL/min 이하, 당뇨병성 망막증, Grade 2 이상의 감각/운동 신경병증 등 5가지 기준 중 2개 이상 해당 시 EV+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이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란데 교수는 CheckMate 901 연구 결과도 설명하며, “GC(젬시타빈/시스플라틴)와 ‘니볼루맙(제품명 옵디보)’ 병용요법이 GC 단독요법보다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영국 셰필드대학 시에드 후세인(Syed Hussain) 교수는 “요로상피세포암이 과거 ‘신데렐라 암(Cinderella cancer, 연구와 관심에서 소외된 암)’으로 불렸지만, 이제는 많은 치료 옵션이 있는 만큼 책임감 있는 치료 선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후세인 교수는 요로상피세포암 환자에서 유지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아벨루맙 유지요법이 초기 항암화학요법에 반응을 보인 환자에게 생존율 연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후세인 교수는 “화학요법 시작 시점 기준으로 아벨루맙 유지요법을 받은 환자군 생존기간이 29.7개월 대 20.5개월(BSC군)로 나타났으며, 아시아 환자군에서도 28.7개월 대 18.2개월로 유사한 효과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환자들이 치료 과정에서 겪는 부작용과 재정적 부담(financial toxicity)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며, “환자의 삶의 질(QOL)을 개선하고, 치료 접근성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피력했다. 발표에 따르면, EV+펨브롤리주맙의 연간 치료비용은 약 45만1,000 달러(6억5,000만원)인 반면, 아벨루맙 유지요법은 약 12만1,000 달러(1억 7,000만원)로 나타났다.
후세인 교수는 인상적인 실제 치료 사례도 공유했다. 4년 전 진단받은 한 환자는 현재까지 102주기 이상의 아벨루맙 유지요법을 받으며 양호한 삶의 질을 유지하고 있다. 후세인 교수는 “환자는 2주마다 치료를 받는 것이 일상생활의 일부가 됐다”며 “이제는 단순한 일화가 아닌 실제 많은 환자들에서 관찰되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호주 피터 맥캘럼 암센터의 벤 트란(Ben Tran) 교수는 “임상시험 환자들은 실제 환자군을 대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실사용 증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실제 진료 환경의 환자들은 동반질환이 많고, 병용약물도 많으며, 연령대도 높은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RWE 분석 결과, 다양한 환자군에서도 아벨루맙 유지요법이 Javelin Bladder 100 연구에서 확인된 이점과 유사한 효과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패널 토의에서는 EVITA 기준의 검증, 최적의 항암치료 주기, 고가 신약의 접근성 등이 논의됐다. 그란데 교수는 “500명 이상의 전문가 설문을 통해 EVITA 기준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후세인 교수는 “현재 진행 중인 DISCUSS 임상시험을 통해 3주기와 6주기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비교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 MSD-아스텔라스, ‘파드셉’ 급여 신청 두고 눈치게임?
- ‘바벤시오’ 급여 1년…현장서 “쓰지 않을 이유 없다” 호평
- 키트루다-파드셉 병용요법, 요로상피암 1차 치료로 허가
- '옵디보',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 면역항암제 옵션 제시
- ‘바벤시오’, 韓 요로상피세포암 환자 대상 PFS 연장 입증
- “바벤시오, 급여 1년 만에 요로상피세포암 표준치료로 자리매김”
- RWD 앞세운 머크, ‘바벤시오’ 유지요법 입지 지킬까
- "위중하고 대체약 없는 요로상피암, 파드셉 급여 시급"
- 방광암 1차치료 급변 조짐…임상 적용 과제는 '산적'
- [ESMO 2023] 요로상피암 1차 치료 ‘왕좌’ 차지한 키트루다‧파드셉
- “아태 첫 실제 임상서 아벨루맙 유지요법 효과 입증”
- “가장 오래된 제약사 ‘머크’의 혁신, 표준치료 주도로 이어져”
- 한국머크, 세계 여성의 날 맞아 사내 행사 개최
- “생존기간 3년 달성 ‘키트루다-파드셉’, 급여확대 절실”
- "전이성 요로상피암, 이제는 완치를 논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