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켐바이오‧셀트리온‧유한양행 등 수혜주 꼽혀
SK증권 이동건 연구원 “공매도 금지 수혜 분명해”
지난 6일부터 국내 증시 전(全)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금지되면서 제약‧바이오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이번 공매도 금지가 그간 공매도 이슈로 주가가 하락했던 일부 종목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증권가 분석이 나오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일 정부는 외국인‧기관 투자자의 불법 무차입 공매도가 적발되는 등 국내 주식시장의 공정한 가격형성에 대한 우려가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오는 2024년 6월 말까지 약 8개월 간 공매도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날인 6일부터 공매도가 전면 금지됐다.
이에 6일 SK증권 이동건 연구원은 증권보고서를 내고 “현재 코스피 200, 코스닥 150 지수 내 업종별 지수들 중 공매도 비중이 공통적으로 가장 높은 업종은 산업재”라며 “산업재 업종 다음으로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이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최근 공매도가 금지됐던 2020년 3월 16일부터 2021년 5월 2일까지 코스닥150 헬스케어 지수의 공매도 잔고비율은 한때 0.5%까지 감소했으나 공매도 재개 이후 최근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며 현재는 2.9% 수준까지 상승했다”고 짚었다.
이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만으로 숏커버링(공매도를 했지만 반등이 예상되자 빌린 주식을 되갚으면서 주가가 오르는 현상)을 단정 지을 수는 없겠으나, 펀더멘탈의 훼손 이슈가 아닌 단순 수급 이슈로 공매도가 크게 증가해 주가가 유의미하게 하락 또는 지지부진했던 기업들의 주가 관점에서는 분명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 연구원은 코스피 200 헬스케어 지수와 코스닥 150 헬스케어 지수 편입 종목 중 평균 대비 높은 공매도 잔고비율을 기록 중인 기업들, 그리고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유의미한 모멘텀을 보유한 기업들의 주가 반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이 꼽은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팜, 유한양행, 레고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등이다.
이 연구원은 “레고켐바이오는 최근 특별한 펀더멘탈 이슈 없이 공매도 잔고비율이 연초 이후 1%대 중반에서 6% 근처까지 가파르게 상승한 가운데 연말~연초 글로벌 빅파마향(向) 항체-약물 접합체(ADC) 플랫폼/물질 파이프라인 기술이전 성과, 기술 이전된 주요 파이프라인들의 임상 진전 등에 따른 가치 재평가가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이밖에도 이 연구원은 최근 유럽종양학회(ESMO 2023)에서 마리포사 임상 결과 발표 이후 주가가 큰 폭 하락한 유한양행이나 합병을 앞두고 2024년 미국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SC제형 ‘짐펜트라(성분명 인플릭시맙)’ 출시에 따른 실적 모멘텀이 기대되는 셀트리온, 연간 흑자전환을 앞둔 SK바이오팜, 주요 파이프라인 성과 기반 가치 재평가가 기대되는 에이비엘바이오 등도 함께 주목할 만하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언급 덕분인지 공매도 금지 수혜주로 언급된 기업들의 주가는 이날 일제히 올랐다. 이날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인 건 에이비엘바이오로,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9.70%(1,610원) 오른 1만8,2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일 대비 3.83%(2만7,000원) 오른 73만2,000원으로 장을 마쳤으며, 셀트리온의 경우 종가 기준 전일 대비 5.34%(8,000원) 상승한 15만7,900원을 기록했다. SK바이오팜 또한 전일 대비 7.63%(5,900원) 오른 8만3,200원으로 장 마감했다.
유한양행도 이날 하루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며 전일 대비 6.57%(3,900원) 오른 6만3,3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레고켐바이오의 경우 전일 대비 7.83%(3,050원) 오른 4만2,000원으로 마쳤으며, 장 중 4만2,75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보고서에 언급된 종목들 외에도 기존에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았던 제약‧바이오기업들 또한 일제히 주가 급등했다.
에이치엘비(HLB)는 전일 대비 14.38%(4,200)오른 3만3,400원을, 휴마시스는 전일 대비 12.80%(270원) 오른 2,380원을, 엔케이맥스는 전일 대비 8.89%(1,100원) 오른 1만3,480원을, 박셀바이오는 전일 대비 10.22%(2,350원) 오른 2만5,350원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네이처셀은 전일 대비 4.60%(330원) 오른 7,500원, HLB생명과학은 전일 대비 7.57%(690원) 오른 9,800원, 엘앤씨바이오는 전일 대비 4.11%(1,350원) 오른 3만4,200원, 셀트리온제약은 전일 대비 7.50%(5,000원) 오른 7만1,7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상장사 공매도 잔고 상위 종목들 또한 이와 비슷한 추세를 보였는데, 신풍제약의 경우 전일 대비 9.40%(1,140원) 오른 1만3,270원을,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일 대비 10.83%(6,800원) 오른 6만6,900원을 기록했다.
코스닥 상장사 공매도 잔고 상위 종목 중 셀리버리(6,680원)만 유일하게 이번 공매도 금지의 수혜를 보지 못했다. 셀리버리는 지난 3월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감사 의견 거절을 받았으며, 이에 한국거래소는 셀리버리에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고 보고 주식 거래 매매를 정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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