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소통을 강점으로 내세웠던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이 그 소통 때문에 위기에 빠졌다. 소통만 강조하지 실익은 못 챙겼다는 것이다.

지난해 수술실 CCTV 설치법 통과를 시작으로 최근 '간호법'이 국회 상정된 상황에서 종전 판결을 뒤집고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을 허용한 대법원 판결까지 겹쳐 "언제까지 내주기만 할 것이냐"는 내부 불만이 가중된 것이다.

전국의사총연합은 23일 의협에 보내는 편지 형식의 보도자료를 내고 이 회장에게 자리에서 물라나라고 요구했다.

전의총은 "의협은 대체 무엇을 한 것인지 모르겠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무언가를 하긴 했느냐"면서 "소통 잘하는 회장이라고 칭찬받더니 그 결과로 한방사(한의사)에게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마저 내줬다"고 했다.

전의총은 "회원들이 가장 분노하는 지점은 판결이 뒤집혔다는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는 점이다. 사전에 회원에게 사안을 알리고 움직일 생각을 전혀 못한 것이냐"면서 "의사들이 판결에 분노해 파업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대법원이 판결을 쉽게 (뒤집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1년 6개월이면 할 만큼 했다. 정부와 한방, 약사, 판사 등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그만 내려오라"면서 "이것이 의협 13만 회원의 바람"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