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석 이사장 중심 국가임상시험재단 실무진 ASCO 참석
국가임상시험재단, 매년 한국관 차려 신약개발 생태계 알려

[시카고=홍숙 기자] "단순한 부스 운영이 아니라 글로벌 빅파마와 주요 바이오 기업들과의 미팅을 조율하고 글로벌 항암 임상을 국내에 유치하기 위한 전략적 활동의 일환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부터 이달 3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25년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회의(ASCO 2025)에서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은 한국관 홍보부스(Korea Pavilion)를 꾸려 국내 신약개발 기업과 임상 인프라를 전 세계 항암 전문가에게 알렸다. 특히 단순한 홍보를 넘어 각 국의 관계자에게 국내 신약개발 기업은 물론 국내에서 임상을 진행하기 위한 각종 규제 환경을 알리기도 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 박인석 이사장.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 박인석 이사장.

KoNECT 박인석 이사장은 "ASCO 2025 현장에 함께 한 국내 바이오기업들과 임상시험 수탁기관들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기술 협력이나 공동 연구개발, 기술이전 기회를 탐색하는 등 활발하게 비즈니스 논의를 진행했다"며 "KoNECT는 기업들이 이러한 기회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사전 미팅 연계, 글로벌 파트너사 대상 소개, 규제 컨설팅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밀착 지원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모든 경험은 한국관 부스가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닌 한국의 경쟁력을 알리고 실질적인 글로벌 협업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교두보였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박 이사장은 명실상부 세계 최대 항암학술대회인 ASCO 2025에서 한국 신약개발의 현주소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짚기도 했다.

박 이사장은 "한국은 글로벌 임상시험 수행 국가 중 상위 10위권을 꾸준히 유지해왔으며, 항암 신약개발 분야에서는 특히 높은 기술력과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렉라자가 미국에서 허가 받은 것과 알테오젠과 에이비엘바이오 등의 대규모 기술이전 실적은 우리의 글로벌 신약개발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들은 전통적인 표적항암제뿐만 아니라 면역항암제, CAR-T, ADC 등 차세대 치료 영역에서도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일부 파이프라인은 ASCO, 미국암연구학회(AACR) 등 세계 최고 권위의 학회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다만 자금과 전문인력 등의 문제로 아직까지 직접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재단이 한국관 등을 통해 글로벌 파트너십 발굴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KoNECT는 2014년부터 ASCO, 유럽임상종양학회(ESMO) 등 글로벌 학회 현장에 한국관 공동부스를 설치하고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왔다.

박 이사장은 "공동부스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병원 시스템, 빠른 환자 모집, 높은 데이터 품질 등 한국의 임상시험 인프라를 집중 소개한다"며 "현장에는 국내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바이오텍, 데이터 기관, 임상센터뿐 아니라 규제 전문가들도 상주해 글로벌 파트너사들과의 실질적인 협의가 즉석에서 이뤄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관심 분야에 따라 맞춤형 기관 소개 및 사전 미팅 연계도 제공하고 있다"며 "한국의 임상시험 생태계가 하나의 통합 플랫폼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 기업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이사장은 작년 ASCO 2024에서의 경험을 떠올리며 "글로벌 제약사 관계자들이 '다른 국제 학회에서도 한국관을 봤다'며 반가움을 표현했을 때, 한국이 정말 글로벌 무대에서 인식되고 있다는 걸 실감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인식 변화는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 작년 기준, KoNECT는 ASCO 2024 참석 등 다양한 글로벌 활동을 통해 총 14건, 486억원 규모의 글로벌 다국가 임상시험을 국내에 유치했다. 한국관 등의 국제 활동이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닌, 성과의 통로가 된 것이다.

한국관 공동부스에는 신약개발 및 임상시험에 관심 있는 국내 기업이라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 올해에도 제약사, CRO, 임상시험센터 등 총 16개 기관이 함께해 산업 전반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KoNECT는 이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기술협력, 공동연구, 기술이전 등 실질적 비즈니스 기회를 탐색할 수 있도록 사전 미팅 조율, 현장 소개, 규제 컨설팅 등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는 "한국관 공동부스는 신약개발 및 임상시험과 관련된 국내 기업이나 기관이라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다"며 "국내 역량을 해외에 소개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기관이라면 신청이 가능하다"고 다양한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이어 "한국은 이제 단순히 임상을 많이 하는 나라가 아니다. 품질과 신속성, 데이터 신뢰도에서 글로벌 기준을 만족하는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며 "KoNECT는 이러한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국이 글로벌 3대 임상시험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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