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병원협회, 지역협력체계 구축사업 확대 요구
최용재 회장 “위중증 전원조차 개인 인맥 의존하는 현실”
소아감염병 환자 급증으로 아동병원들은 아비규환이다. 의료대란이 장기화되면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부족에 상급종합병원 전원도 어려워졌다. 아동병원들은 소아진료 지역협력체계 구축사업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최용재 회장은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대한병원협회 대회의실에서 ‘소아감염질환 선제 대응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독감, 백일해, 마이코플라스마,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각종 감염병”으로 아동병원을 찾는 소아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백일해로 인한 아동 사망 이후에도 정부는 무대책이 대책인양 2025년을 맞이했다”면서 “올해 소아의료현장은 소청과 전공의 지원 기피 현상과 지난해 발발한 전공의 사직으로 (상황이) 심각해져 아비규환”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강원, 충남 등 지방은 위중증 환자 전원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원이 어려워 의료진 개인 인맥에 의존하는 현실”이라며 “전공의 사직 후 상급병원(종합병원이나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 운영도 어려워 보인다. 상급병원 진료 역량이 어느 정도 감소했는지, 위중증 환자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은 얼마나 되는지 조사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소아진료 지역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을 확대해 소아감염병 상시 대응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부터 시작한 시범사업에는 11개 지역에서 20개 협력체계를 구성해 참여하고 있다. 선정된 20개 협력체계에는 11개 지역 중심 기관 20곳과 병·의원 136곳, 배후병원 21곳 등 소아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 157곳과 약국 30곳이 참여한다.
최 회장은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 간 긴밀한 연락을 통해 환자 전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네트워크가 여전히 부족하다. 지역 거점 내 상급병원으로 전원 보내기가 어렵다. 거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어렵게 구축된 소아의료전달체계가 제 역할과 구실을 할 수 있도록 확대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증 호흡기질환 환자 수용력을 높여 위중증 전환을 낮추기 위한 발열클리닉 활성화도 필요하다고 했다.
최 회장은 “감염병 환자 발생 수가 늘면 위중증 환자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위중증 환자가 늘어도 (인력이) 충분하면 문제 되지 않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위중증환자나 중복감염 등을 빨리 밝혀내 조기 치료할 수 있는 발열클리닉이 도움 될 것”이라며 “그러나 국가적으로 홍보가 부족해 이용자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최 회자은 “합병증과 위중증 발현을 막기 위해서는 역량 있는 발열클리닉에 대해 지원기간을 연장하고 이에 대한 홍보가 요구된다”고 했다.
관련기사
- "가와사키병 오진"?…환아 사망에 소송당한 아동병원 의료진
- 소아병상 가동률 50%인 지역에 아동병원 또 개설?
- "백일해 아동 사망 발생에도 대책 없이 주의만 당부하는 政"
- 갈 곳 잃은 소아 응급환자들…아동병원協 “대책마련 서둘러 달라”
- ‘소아진료 지역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 어떻게 진행될까?
- 무너진 ‘소아의료체계’…상급종합→아동병원 ‘쏠림 심화’
- 설 연휴 ‘비상응급 대응’…중증·응급수술 수가 300% 가산
- 政, 설 연휴 ‘산모‧소아진료’ 당직 강화 등 별도 관리
- 응급환자 수용 확인 ‘직통전화’ 생기나
- 의정갈등에도 '할 일은 한다'…醫, 감염병대응위 운영
- 상급종합병원 소아중증환자 진료마저 ‘흔들’…“인력 지원책 필요”
- '독감보험' 판매 늘자 비급여 진료비도 급증…1년 새 200%↑
- B형 독감 후 ‘횡문근융해증’ 급증…아동병원들 “대책 수립 필요”
- 1인실 요구에 진땀 빼는 아동병원들…“분만병원 기준으로 늘려 달라"
- 소아청소년병원들, CT 도입 허용 요구…“장중첩증, 초음파 감별 안돼”
- 아동병원들이 달빛어린이병원 지정에 “역차별”을 언급한 이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