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병원협회, 입원 환아 보호자 대상 설문조사 공개
환아 보호자 96% 1인실 선호…원내 교차 감염 우려가 이유
최용재 회장 “성인 기준 동일한 규제에 묶여…제도 개선 必”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가 원내 교차 감염을 막기 위해 소아병실 기준을 개선해 달라고 했다(사진제공: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가 원내 교차 감염을 막기 위해 소아병실 기준을 개선해 달라고 했다(사진제공: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소아청소년병원들이 1인실을 요구하는 보호자들의 민원에 시달리고 있다. 소아청소년병원은 전체 병실의 40%만 1인실로 운영할 수 있다. 하지만 환아 보호자의 96%는 1인실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병실 기준을 분만병원과 동일하게 '1인실 80%'로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다.

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3일 용산 드래곤시티서울에서 진행한 ‘소아청소년병원 병실 기준 환아 보호자 인식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소아청소년병원 병실 기준 개선을 촉구했다. QR 코드를 통해 진행된 설문조사에는 소아청소년병원 입원 환아 보호자 2,855명이 참여했다.

그 결과, 응답자 96%(2,743명)는 1인실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2인실 포함 다인실을 선호한다는 응답자는 4%에 그쳤다. 1인실 선호 이유는 교차 감염에 대한 우려(49%, 1,387명) 때문이라고 했다. 사생활 침해나 생활 마찰(22%), 공간 협소(1%)를 이유로 1인실을 선호한다고도 했다.

어쩔 수 없는 이유로 다인실을 사용한다는 응답자의 94%(2,686명)는 교차 감염을 염려했다. 소아청소년병원도 감염 예방과 사생활 보호 등을 위해 1인실 비중을 높여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96%(2,737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소아병실 기준을 분만병원 수준인 '1인실 80%'로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1인실을 늘려 교차 감염을 줄어들 경우 회복 기간이 빨라 입원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고 했다.

이홍준 부회장(김포 아이제일병원)은 “최근 몇 년간 다양한 소아감염 질환이 유행하면서 환아 보호자들의 병실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1인실 병실이 부족한데도 막무가내로 1인 병실을 요구하는 사례가 급격히 증가해 현장에서는 이를 해결하는데 진땀을 빼고 있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환아 보호자가 형제끼리만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어려움이 크다”며 “심지어 민원 해결 방법으로 환아 보호자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다인실을 1인실화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최용재 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은 “소아청소년병원은 성인을 보는 병원과 똑같은 기준에 묶여 어려움이 크다. 소아청소년병원을 위한 적절한 대책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어린이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어린이건강기본법' 제정을 통해 어린이들을 위한 제도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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