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2천명 증원 철회’ 없으면 2025년 복귀도 요원

2024년 2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이라는 폭탄이 떨어졌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집단 사직과 동맹휴학으로 맞섰다. 혼란에 빠진 의료계는 임현택 의협 회장을 선택했지만 6개월만에 탄핵됐다. 12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소추가 터지며 의대 정원 증원과 의료개혁의 미래를 더욱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청년의사가 다사다난했던 2024년 의료계 주요 이슈를 10대 뉴스로 정리했다.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이 발표되자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들은 집단 사직과 동맹휴학으로 맞섰다. 금방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과 다르게 떠난 전공의와 의대생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이 백지화되지 않으면 2024년은 물론 2025년에도 돌아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이 발표되자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들은 집단 사직과 동맹휴학으로 맞섰다. 금방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과 다르게 떠난 전공의와 의대생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이 백지화되지 않으면 2024년은 물론 2025년에도 돌아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추진이 발표되자 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그 중에서도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반발이 가장 거셌다. 전공의들은 집단사직으로 수련 현장을, 의대생들은 동맹휴학으로 교육 현장을 떠나는 선택을 했다.

전공의 사직은 2월 16일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을 중심으로 시작됐으며, 2월 18일에는 원광의대생 160여명이 처음으로 집단 휴학계를 신청하며 의대생 동맹휴학도 시작됐다.

이후 2월 20일 전공의들의 사직이 본격화되면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정부에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와 의대 증원 계획 백지화 ▲과학적인 의사수급추계기구 설치 ▲수련병원에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전공의들에게 내려진 부당한 명령들 전면철회 및 정식 사과 ▲의료법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등 7대 요구안을 정부에 제시했다.

정부는 2월 29일을 전공의 복귀 시한으로 정하고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들에 대한 본격적 행정처분과 사법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2020년 의사 집단행동 당시와는 달리 이번에는 구제해주지 않는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됐다.

이에 의료계는 3월 3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옆 여의대로 인근에서 ‘의대 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 궐기대회’를 개최하며, 집단행동을 접고 현장으로 복귀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3월 4일에는 전국 40개 의대 중 29개교가 학사일정을 연기했으며 정상개강한 곳은 연세의대, 인하의대, 을지의대 뿐이었다.

3월 24일에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가 대의원 서신을 통해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및 의대 증원 정책 전면 백지화 ▲의정‧ 동수의 의‧정 합의체를 구성해 법제화된 보건의료 거버넌스 구축 ▲현 사안에 대한 정부의 책임 시인 후 투명한 조사와 대국민 사과 추진 ▲의료행위 특수성·전문성 인정과 환자 안전 관리 위한 제도 도입 ▲필수의료 명확한 정의 논의와 국제 비교를 통한 합리적 수가 체계 마련 ▲건강보험 보장성의 바람직한 분배를 위한 의료전달체계 확립 대안 제시 ▲인턴·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적 장치 재논의 ▲휴학계에 대한 공권력 남용 철회와 휴학 사유와 관련한 법적 근거 마련 등을 요구했다.

전공의 집단 사직과 의대생 동맹휴학 초창기 ‘자비없는 처벌’을 강조했던 정부 태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강도가 약해졌다. 6월 4일 사직 전공의가 복귀하면 처벌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7월 8일에는 전공의 행정처분이 전면 중단됐다. 10월 29일에는 교육부가 의대생 휴학 승인을 허용했다.

전공의들과 의대생이 집단 사직과 동맹휴학을 결정했을 때 ‘금방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전공의들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2025년에도 돌아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복귀하지 않겠다는 전공의들의 의지는 말뿐이 아니라 ‘2025년도 상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복지부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전공의 1년차 모집 결과 총 정원 3,594명 중 5%에 해당하는 181명만 선발됐다.

또한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1월 18일 기준 사직 확정 전공의 총 9,198명 중 의료기관에 재취업해 일하고 있는 전공의는 사직 전공의 중 50.5%에 해당하는 4,640명으로, 전공의 사직 후 수련병원 외 의료기관 취업이 고착화되는 모습도 보이고 있어 전공의 복귀는 점점 요원해지는 상황이다.

전공의 사직 여파로 대학병원 소속 전문의들의 업무강도가 높아지며 이들도 대학병원을 떠나는 현상도 나타났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대학병원 88곳에서 사직한 전문의는 총 2,75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198명) 늘었다.

더해 2025년도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전공의는 576명뿐으로, 이들이 모두 전문의 시험에 응시해도 응시 규모는 예년 응시자의 5분의 1 수준이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으로 인한 전공의 집단 사직 영향이 2024년 이후 전문의 수급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전공의 집단 사직과 의대생 동맹휴학으로 대한민국 의료체계가 무너져가는 상황에서 빌미를 제공한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소추 상황에서도 의료개혁과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의 전향적 자세가 아니면 전공의와 의대생은 2025년에도 돌아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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