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원장 선거 후보자 설명회서 지지 호소
전공의 지원·소통 강조…'의정 사태' 해결 적임자 자처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 선거 화두는 역시 '전공의'였다. 후보자 4명 모두 전공의와 함께하겠다고 했다. 소통을 다짐하고 지원을 약속했다. 그리고 의대 정원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의협 대의원회는 12일 오후 용산 회관에서 후보자 설명회를 열고 비대위원장으로서 포부와 계획을 들었다. 회장 불신임(탄핵) 후 공백기 의료계를 이끌 대표자를 뽑는 선거에 총 4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대한의학회 박형욱 부회장(단국의대), 경기도의사회 이동욱 회장, 대한병원의사협의회 주신구 회장, 서울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이다(가나다순).
투표는 오는 13일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전자투표로 진행된다. 개표는 당일 오후 8시 이후 이뤄진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위와 2위 후보를 대상으로 오후 8시 20분부터 9시 20분까지 결선투표를 거쳐 최종 당선자를 가린다. 비대위원장 임기는 차기 회장 선출 전이다. 차기 회장 선거는 내년 1월이다.
아래는 비대위원장 후보자들 주요 발언(가나다순).
박형욱 "독단 결정 아닌 합의로 운영…전공의·의대생 의견 중시"
박 후보는 비대위원장이 되면 "독단적인 결정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비대위 활동은 "모든 위원의 합의에 기초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중에서도 "전공의와 의대생 견해를 중시하겠다"고 했다.
그간 전공의들이 "의협을 중심으로 한 여러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다"면서 "시대가 바뀌었다. 선배 세대가 '나때는 이랬다'를 운운하며 이들의 의견을 무시하면 대한민국 의료는 발전하지 못한다"고 했다.
의정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진정한 대화"를 가로막는 건 "정부"라고 분명히 했다. 박 후보는 "정부가 독단적 태도를 버리지 않으면 어떤 협의체를 운영하더라도 결국 의료 파탄이라는 시한폭탄은 터진다"면서 "그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경고했다.
비대위 안에 의료계 여러 직역이 한자리에 모이고 "서로 존중하며 합의를 이루는 전통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그리고 이런 "상호 존중의 분위기와 전통"을 차기 회장과 집행부에게 넘겨주겠다고 했다.
이동욱 "앞으로도 전공의들과 함께 싸워가겠다…투쟁 활성화"
이 후보는 "투쟁 활성화"를 외쳤다. 경기도의사회가 매주 대한문 앞 시위를 개최하고 매일 '윤석열 대통령 출근길 시위'를 진행 중이라면서 "비대위원장이 되면 이런 투쟁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여야의정협의체가 일방적으로 출발했다. 2025학년도 입시가 강행 중이다. 절박한 상황에서 투쟁 없는 비대위는 있을 수 없다"며 "협상은 당연히 한다. 그러나 투쟁력 없이는 굴종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누구보다도 전공의·의대생과 함께하겠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이들과 함께 얻어맞고 뛰면서 투쟁해 왔다. 의료계가 전공의 돕기를 두려워할 때 경기도의사회는 가장 먼저 전공의를 돕기 시작했다. 경제적·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이 집회에 나와 경찰에 얻어맞으며 강력히 저항하고 있다"며 "전공의와 의대생이 다시 병원과 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했다.
주신구 "'무의미' 여야의정협의체에서 의료 단체 철수시킬 것"
주 후보는 "여야의정협의체 즉시 철수"를 강조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도 '무의미하다'며 반대하고 있다면서 "비대위원장이 되면 대전협과 의대생 의견을 듣고 전체 의료계 의견을 받아들여 협의체 (참여 의료 단체를) 철수시키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비대위원장으로 가장 중요한 업무는 "회원 의견을 결집하고 그 의견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라면서 "비대위 모든 일에서 전공의 당사자가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비대위에 전공의와 의대생이 참여하면 "먼저 이들에게 의견을 묻겠다"고 했다. 지난 2020년 전공의 동의 없이 9·4 의정합의가 성사돼 이후 의료계 갈등의 불씨가 됐다면서 이를 재연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했다.
주 후보는 "어떤 협상안이 나오더라도 우선 (비대위 내) 전공의와 의대생 의견을 구하고 이후 전체 투표를 붙이겠다"고 했다. 또한 투쟁 연장 선상에서 "그간 의협 집행부가 하지 못한 전공의와 의대생 지원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의협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황규석 "'의정 사태 해결' 말만 할 때 아냐…일하는 위원장 되겠다"
황 후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일하는 비대위원장이 되겠다"고 공약했다. 지금은 "2025학년도 입시가 마무리되기 전 마지막 기차가 남은 상황"이라면서 "'전공의를 지원하겠다, 문제를 해결하겠다'가 아니라 실제로 해야 할 때"라고 했다.
비대위원장이 되면 가장 먼저 "용산(대통령실)을 찾아가겠다"고 했다. 대통령실이야말로 "이 사태 주범"이기 때문이다. 황 후보는 "정부를 찾아가고 안 되면 여당을, 그래도 안 되면 야당을 찾아가겠다"고 했다.
이미 "12월 1일 시위 장소도 잡아뒀다"면서 "말만 하는 비대위원장이 되지 않겠다"고 했다. 황 후보는 "나는 일하는 사람이다. 앞으로 남은 두 달 동안 내 모든 것을 걸고 발로 뛰겠다. 일만 할 것이다. 그다음은 상관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전공의, 의대생과 함께하겠다"고 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최우선으로 하고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국민을 설득하겠다"고 했다. 황 후보는 "매일 국민에게 호소하겠다. 의료 시스템을 지키기 위해 힘을 보태 달라고 하겠다"며 "비대위원장이 되면 이 말들을 지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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