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전공의 "기대 없다"…의학 교육의 질 저하 우려도
교수도 "답이 없다"…여야의정협의체에 "회의적"
의협 "변화된 내용 없어 입장 안 내기로" 일축
여야의정협의체 출범을 나흘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발표했지만 의료계 반응은 냉담했다.
윤 대통령이 담화에서 기존의 정부 입장을 고수하면서 “애초에 기대가 없었다"는 반응도 나온다. 여야의정협의체를 통해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논의하겠다고 했지만 2025학년도 정원 재조정 의사가 없는 만큼 "의미 없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 담화 이후 청년의사 취재에 응한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딱히 할 말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지역 수련병원 사직 전공의 A씨는 “대통령 입장에 큰 변화가 없는 만큼 할 말이 없다. 대통령의 신념이 ‘잘못된 쪽’으로 너무 강한 듯하다. 탄핵 말고는 답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충청 지역 의대를 휴학한 B씨도 “기대한 게 없기에 크게 입장이 달라진 것도 없다”면서 오는 15일 예정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확대전체학생대표자총회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했다.
경상 지역 의대를 다니다 휴학 중인 C씨도 “최근 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를 줄이고 개인적인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 입장은 예상했던 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대 정원 증원을 강행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의학교육 파행 등에 대한 대책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C씨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이 논의 가능하다면 2025학년도 증원 규모에 대한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것도 인정하는 것 아닌가”라며 “(의대 정원 증원을 강행하면) 내년부터 교육의 질 저하 등 잡음이 발생할텐데 대책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현 사태에 대한 사과나 유감의 표시가 먼저였다는 의견도 나왔다. 사과가 있어야만 정부와 의료계 간 해묵은 감정을 풀고 소통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라 지역을 사직한 전공의 D씨는 “윤 대통령은 (의료계에) 사과하고 유감을 표명했어야 한다”며 “그래야 여야의정협의체를 통해 소통을 시작할텐데, 윤 대통령의 고압적인 태도에 변화가 없다는 것을 계속 반복해서 보여주니 기대가 사라졌다”고 했다.
교수들도 "할 말이 없다" 등 전공의 등과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현 사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전공의와 의대생의 의견이 중요한 만큼 이대로 여야의정협의체가 출범해도 사태 해결을 위한 해답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고범석 공보이사(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는 “역시나 별 게 없었다”며 “(2025년도 의대 정원에 변화가 없다는 대통령 발언에) 할 말이 없다. 논의의 중심에 있는 전공의와 의대생이 주장하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재조정이 가장 중요한 전제인데, 대통령이 안 된다고 한 이상 답이 없다”고 했다.
고 이사는 “2026년 (정원)부터는 여야의정협의체에서 논의 가능하다고는 했지만 (확답이 아닌 이상) 알 수 없다. 별 의미 없는 이야기”라며 “여야의정협의체에서도 뾰족한 답은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백날 얘기해봤자 전공의와 의대생은 복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의료개혁을 '차분하고 꼼꼼히' 추진하겠다는데 어떻게 하겠나. 답이 없다”고 덧붙였다.
대한의사협회는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했다. 의협 최안나 대변인은 “(정부 입장에) 변화된 내용이 없어 입장을 내지 않기로 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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