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상계백병원·양산부산대병원 응급실 상황 공유
“응급의료 붕괴…박민수 차관, 전세기 언제 띄우나”
의대 증원 사태로 응급실이 무너지고 있다.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반년이 넘어가면서 현장에 남아 있던 의료진도 이탈하기 시작했다. 배후 진료도 어려우니 지방은 물론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 응급실도 운영이 제한되고 있다.
22일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서울 소재 인제대 상계백병원 응급실은 주말과 야간 진료를 제한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과와 성형외과, 안과 환자는 주말에 상계백병원 응급실을 찾아도 진료를 받을 수 없으며 이비인후과와 외과는 주말과 야간 진료가 불가능하다. 심근경색 중재술도 야간과 주말, 공휴일에는 제한된다.
양산부산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소청과를 비롯해 응급 수술 대부분이 불가능한 상태다. 산부인과 응급 분만도 제한된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장 응급의료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 지원하고 경증 환자 응급실 방문을 자제하도록 유도하겠다고 했다. 추석 연휴에는 “평년보다 더 많은 당직 병·의원을 운영하겠다”고도 했다(관련 기사: 경증환자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이용 시 본인부담 크게 는다).
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권역응급의료센터와 지역응급의료센터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지난해 1,418명에서 올해 1,502명으로 증가하는 등 그간 전문의를 확충해 왔다. 하지만 전공의들이 이탈한 숫자가 500명 정도 되기에 그 공백을 메우기 어려운 면이 있다”면서도 “그간 누적된 구조적 문제들의 노정이다. 이런 것들은 현재 논의 중인 의료개혁 개편안에 포함돼서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의협은 “대도시 권역응급의료센터마저 진료를 제대로 못 하는 상황인데도 정부는 여전히 일부 병원에서 발생하는 일시적인 문제라고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협 최안나 총무이사 겸 대변인은 이날 용산구 회관에서 가진 언론브리핑에서 상계백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 응급실 상황을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최 대변인은 “박 차관은 본인이 일으킨 응급의료 붕괴 상황에 대한 아무런 반성과 사과 없이 말뿐인 대책을 쏟아냈다”며 “전세기를 내서라도 환자를 실어 날라서 치료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켜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지난 3월 17일 채널A에 출연해 “대한민국의 의사가 하나도 현장에 남아 있지 않는다면 전세기를 내서라도 환자를 (외국으로) 실어 날라서 치료하겠다”고 했다.
최 대변인은 “정부의 의료농단으로 촉발된 의료 혼란과 전공의 부재, 의대생 교육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문제 없이 원활히 운영되는 분야까지 섣부르게 개혁하자며 실효성 없는 대책만 쏟아낼 게 이나라 무너져가는 의료 현장의 혼란을 수습하고 의학교육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중단하고 “9.4 의정합의에 따라 의·정 간 실효성 있는 대화를 시작으로 사태 해결의 물꼬를 터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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