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의료학회, 지역사회 맞춤형 재택의료 모형 모색
컨트롤 타워 없고 소통 부족해 서비스 연계 안 돼
"방문진료 의사가 통합 정보 제공 창구 돼야"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지역사회 차원에서 의료와 돌봄을 제공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컨트롤 타워가 부재하고 참여자 간 소통 창구가 부족해 그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재택의료학회는 지난 28일 서울 서초구청 대강당에서 재택의료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지역사회 맞춤형 재택의료 모형 도입 방안을 논의했다. 심포지엄은 서초구의사회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주형 정책이사(집으로의원)은 '한국 재택의료의 현주소'를 주제로 지역사회에서 방문진료 전문 의원 역할을 강조했다. 집으로의원은 분당 지역 첫 방문진료 전문 의원이다.
김 이사는 "방문진료 서비스가 반드시 공공기관을 통한 비영리 모형으로만 존재할 필요는 없다"며 "지역사회 돌봄 계획에 맞춰 방문진료를 전문으로 하는 의료기관 진출을 유도해야 한다. 미래 지역사회 중심 통합돌봄체계를 성립하려면 이런 방문진료 전문 의원을 핵심 자원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초구도 고대의료원·바야다홈헬스케어와 공동으로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방문형 재택의료사업'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지역사회 맞춤 재택의료 서비스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서초구의사회도 지난 5월부터 지역사회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목표로 방문진료 사업을 시작했다. 의원 25곳이 참여한다.
그러나 사업 참여자 간 소통이 부족하고 관련 서비스 제대로 연계되지 않아 방문진료 효과가 반감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시범사업에 참여한 재택의료학회 박건우 이사장(고려의대)은 "방문 진료 과정에서 서비스 제공 주체가 원활하게 소통하지 못하고 있다. 방문진료가 의료와 돌봄은 물론 환자에게 필요한 여러 서비스 정보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믿을 만한 통로가 되면 그 효과를 키울 수 있다"고 했다.
김영민 재무이사(바야다홈헬스케어)는 지자체가 컨트롤타워가 돼 의료와 돌봄 제공 모형 표준화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김 이사는 "서초구 사업도 서비스 제공 주체가 행정복지센터와 보건소로 갈리고 서비스 자체도 분절적으로 제공됐다"며 "구 차원에서 컨트롤 타워를 만들고 우선순위 대상자를 발굴하는 한편 재택의료 제공 모델을 표준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초구는 사업 참여자 역할을 명확히 하고 소통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우선옥 서초구보건소장은 "민간 의료 부문은 처방과 진료를 맡고 보건소는 사후 건강관리를 담당하는 지역사회 건강 돌봄 파트너십 모형을 만들어 가겠다"며 "이 과정에서 서초구의사회, 재택의료학회와도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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