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영 서울대병원 사직전공의
혼란한 정국이다. 의대 증원 사태로 1년 가까이 한국 의료는 혼돈에 빠져있다. 사태 해결은커녕 느닷없는 비상계엄 선포에 대통령은 탄핵 위기에 놓였다. 이보다 앞서 의료계는 대한의사협회장 불신임(탄핵) 상황을 겪었다. 그리고 새로운 회장을 선출하는 보궐선거를 시작했다. 제43대 의협 회장 후보는 5명이다. 이들 중 한 명이 이 혼란한 정국을 타개해야 한다. 이 글은 각 후보 지지자가 생각하는 ‘그가 의협 회장이 돼야 하는 이유’다. 글은 보내온 순으로 게재된다.
안녕하십니까. 서울대병원 사직 전공의 장재영입니다.
전공의들은 우리를 처단의 대상으로 여기는 정부와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크고 작은 사건이 있었음에도, 서로를 믿고 어깨동무하며 한 발짝씩 떼는 동료들이 너무도 자랑스럽고, 그 일원일 수 있다는 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대한의사협회장 선거를 앞둔 지금, 우리의 이 여정이 헛되지 않도록 갈등과 반목이 아닌 화합을 위한 자랑스러운 회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저는 올해 초 의협이 주관한 의료정책공모전을 통해 ‘젊은의사 정책자문단’에 참여했습니다. 현상에 지나치게 집중하게 되면, 원래 목표로 했던 것이 희미해지기도 합니다. 제가 정책자문단에 참여했던 이유는 의대 증원이라는 의료 악법을 저지하겠다고 우리 모두가 나섰지만, 골수천자 판결, 자격 사항이 명시되지 않은 PA의 확대, 한의학의 무분별한 확대 등은 그들의 타임라인대로 흘러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투쟁과 함께, 정책 생산 주체로서 우리의 존재를 알리고 싶었습니다.
최안나 후보는 어지러운 시국에도 협회에 들어와 목소리를 내주는 저희에게 항상 감사하다며 “더 필요한 건 없고?”를 매번 물었습니다. 경험의 풍부함도 ‘유능’의 한 종류지만, 참신함과 과감함도 그중 하나라며 정책 발표를 망설이는 저희에게 힘을 북돋아 줬습니다.
그 진심은 전해집니다. 전공의의 목소리가 커지는 시기니 그들을 잘 이용해야겠다가 아닌, 의사 단체의 정치세력화와 한국의료의 미래를 위해서 젊은 목소리가 더 울려 퍼져야 한다는 마음입니다.
최안나 선거대책위원회가 발족한 후 가장 처음 추진했던 것은 의대생과 젊은 의사를 대상으로 하는 선대위 공개모집이었습니다. 고통스러울 테지만, 그동안 의협이 부족했던 것이 있다면 날카로운 비판도 끌어안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동시에 개원의부터 대학교수까지의 경험과 지역의사회부터 의협까지의 회무 경험을 토대로 선택분업 실시, 면허관리원 설립, 혼합진료 금지조항 폐지 등 우리 의료의 미래를 위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공약을 마련했습니다.
어지러운 시국에 정면으로 돌진할 회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중용을 갖춘 사람이어야 합니다. 두 귀를 이용해, 부족하다면 주변의 귀까지 빌려 회원과 국민의 소리를 듣고, 입으로는 합리적이고 강단 있는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어느 곳에 가서도 제 역할을 할 사람이어야 합니다.
우리의 투쟁이 헛되지 않도록, 그리고 더 나은 대한민국 의료를 만들기 위해. 전공의의 한 사람으로서 최안나를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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