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선포를 정당성으로 일관한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담화에 여야가 들끓고 있다.

담화 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을 “당론으로 찬성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을 “통제 불능 광인” 등 거센 어조로 비판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이 12일 오전 긴급 대국민 담화를 마친 직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조기퇴진에 응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임기 등 문제를 당에 일임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어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즉각적인 직무 정리가 필요하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탄핵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계엄을 내린 대통령은 내려와야 한다는 입장은 바뀐 적 없다”며 “탄핵이 아닌 더 좋은 방법을 찾아보려는 고민과 시도가 있었던 그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답답함을 드린 것 같아 죄송하게 생각한다. 지금 답은 너무 명확하다. 탄핵으로 대통령 직무집행을 정지시키는 게 민주주의공화국을 지키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더불어 윤 대통령 탈당·제명 논의를 위한 당 윤리위원회도 소집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는 ‘극히 유해한 행위를 하였을 때’ ‘현행 법령과 당헌·당규·윤리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경우에 윤리위 의결 후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제명·탈당 권유 등 징계할 수 있다.

특히 한 대표는 오는 14일 ‘2차 탄핵소추안’ 표결에 여당 의원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이날 오후 5시 열리는 2차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가결되면 윤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다. 한 대표는 “다음 표결 때 우리 당 의원들이 회의장에 출석해 자신의 소신과 양심에 따라 표결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두 번째 대국민 담화에 분노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미치광이의 최후 변론”이라고 비판했으며,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통제 불능 상태에 있는 광인”이라며 “반성 하나 없는 섬뜩한 확신범”이라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은 여당을 향해 탄핵소추안 표결에 동참해 줄 것을 한 목소리로 요구했다.

민주당 내란 사태 특별대책위원회 김민석 위원장은 이날 열린 제2차 회의에서 “오전 담화로 윤석열의 정신적 실체가 재확인 됐다”며 “헌정 수로를 위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실패할 계엄을 기획했다는 발언은 극단적 망상의 표출이고 불법 계엄 발동의 자백이며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에게 국가와 국회가 해야 할 조치는 질서 있는 탄핵”이라며 “국민의힘은 즉각 탄핵 자유 투표를 결정해 달라. 국회는 국민 요구대로 이번 토요일(14일) 윤석열 탄핵 가결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 헌재는 신속한 탄핵 결정으로 국가 정상화 시간을 최소화해 줄 것을 믿는다. 뜻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윤 대통령을 향해 “그 자리에서 내려오라”며 “수없이 많은 국민들이 불안해한다. 공포를 느낀다. 본인이 즐기는 그 자리, 본인이 누리는 그 권력, 당신의 알량한 자존심, 알량한 고집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이 고통을 겪어야 하나. 국민의힘이 탄핵에 찬성할 것으로 생각한다. 윤 대통령도 다 내려놓길 바란다”고 했다.

개혁신당 허 대표는 “충격적인 담화”였다며 “비정상적이고 반헌법적인 상황을 언제까지 방치해야 하나. 미친 운전사에게 운전대를 1초라도 빠르게 빼앗아야 한다. 국정 정상화를 위해 하나의 방법만 남았다. 탄핵이다. 광인을 끌어내야 한다. 이번에도 내란 범죄자를 단죄하지 못한다면 후손들 앞에 비겁자로 남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