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용 교수, 임핀지 처방 환자 사례 및 치료 전략 발표
“임핀지 단독, 방사선 치료 용이하고 환자 삶의 질 향상”
오도연 교수 “3년 추적 관찰 통해 ‘롱테일 효과’ 재확인”
면역항암제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 아스트라제네카)’가 담도암 치료에서 전례 없는 생존율 개선 효과를 보여주며 담도암 치료의 새로운 표준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국내 임상 현장에서도 임핀지의 치료 혜택이 고무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 1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대한종양내과학회(KSMO) Recent Updates in GI Cancer 2024’의 일환으로 열린 런천 심포지엄에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홍정용 교수가 ‘진행성 담도암(BTC) 치료에서의 전례 없는 3년 생존 데이터 및 실제 환자 치료 결과’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이날 홍 교수는 다수의 임핀지 처방 환자 사례를 공유했다. 먼저, 한 50대 여성 환자의 경우 복통과 간수치 상승으로 내원해 담도암을 진단받았다. 이후 젬시타빈과 시스플라틴을 병용한 임핀지 치료를 3회 진행한 후 종양 크기가 현저히 감소했고 CT 결과 거의 완전관해(CR) 상태를 보였다. 치료를 계속한 결과 해당 환자는 현재까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홍 교수는 “처음에 CT 사진을 열어보면서 ‘여기에 있던 병변이 어디 갔지’ 싶을 만큼 병변이 많이 사라졌었다”며 임핀지 치료 효과에 대한 소감을 나타냈다.
두 번째 환자의 경우 70대 남성으로, 흡연으로 인해 CT 검사를 받았고, 그 결과 폐와 간에 다발성 전이가 의심됐다. 임핀지 병용 치료를 시작한 후 종양 크기가 감소했으나, 9회차 치료 후 다시 증가했다. 이후 방사선종양학과와의 협진을 통해 양성자치료(Proton therapy)를 병행해 종양 크기를 줄였고, 환자는 19회차 치료 후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홍 교수는 “초기 치료 반응이 좋지 않았으나, 방사선 치료와 병행하면서 상태가 호전됐다. 환자가 임핀지를 단독으로 쓰고 있었기 때문에 방사선 치료를 동시에 하는 데 부담이 적었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환자는 70대 여성으로, 유방암 병력이 있었으며 검진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돼 종양표지자 수치가 상승한 것을 확인했다. 추가 검사 결과 담도암과 다발성 림프절 전이가 의심돼 혈액종양내과로 전과됐다. 초기 치료는 젬시타빈과 시스플라틴 병용으로 진행됐으며, 5회차부터 임핀지를 추가해 치료를 시작했고 9회차 평가에서 종양 크기와 림프절 병변이 모두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환자는 현재까지도 치료를 잘 유지하고 있다.
홍 교수는 “이 환자는 초기에는 경제적인 이유로 임핀지 사용을 미뤘지만, 이후 치료에 임핀지를 추가하면서 병변이 감소하고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가 환자의 치아 상태가 좋지 않았고 기존에 GP(젬시타빈+시스플라틴) 요법을 받으면서 치아 상태가 더 나빠졌었는데 임핀지 단독으로 넘어오면서 미뤄뒀던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밖에도 홍 교수는 “한 50대 남성 환자의 경우 초기에는 호스피스 치료를 고려할 정도로 상태가 나빴으나, 임핀지 치료를 통해 일시적인 호전을 보였다. 슬프게도 최종적으로는 병이 악화돼 최근에 사망했다”며 “임핀지와 GP 치료를 통해 1년 가까이 생존 기간을 연장할 수 있었던 사례”라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서울병원 내 임핀지 치료 약 170건을 분석한 통계와 최근 이탈리아에서 발표된 리얼월드데이터(RWD) 연구를 소개한 홍 교수는 “임상시험 데이터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홍 교수는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을 언급하며 “임핀지 단독요법에는 장단점이 존재한다. 젬시타빈을 같이 쓰지 않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방사선 치료 시 부담이 적고, 치료 중 경피경간 담도 배액술(PTBD)을 진행해도 염증 부담이 덜하다. 화학요법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에서 환자 삶의 질 향상도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이날 좌장을 맡은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오도연 교수는 본인이 주도한 임핀지 3상 임상시험 TOPAZ-1 연구를 소개하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현장에서 진행성 담도암 환자의 2년 생존율을 얘기하지 않았다. 그러다 2022년 TOPAZ-1 임상 발표에서 2년 전체 생존율(OS)이 약 24%로 나타났고 이후부터는 모든 연구에서 2년 OS 주요 지표로 보게 됐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최근 공개된 TOPAZ-1 3년 추적 관찰 데이터의 추적 기간 중앙값은 41개월이다. 롱테일 효과가 있느냐를 살펴보기 위한 것이었는데, 위약군과 비교해 전체 생존율 그래프가 벌어졌고 치료 혜택도 유지됐으며 실제로 롱테일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핀지 병용요법 투여군의 3년 OS가 14.6%로 나타났고 OS 위험비(HR)가 0.74까지 낮아졌다. 이를 통해 이제는 임핀지를 추가했을 때 사망 위험을 26% 줄인다고 명확하게 말할 수 있다”며 “적절한 치료 전략을 가지고 약제를 잘 사용하면 이제는 진행성 담도암에서도 좋은 경과를 보이는 환자들을 많이 볼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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