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윤 사회수석 "인력·시설 등 계획 다 세웠다"
충북의대 비대위 "이대로면 불가능" 비판

충븍의대 교수 반발에도 대통령실은 증원 규모에 맞춰 정상 교육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청년의사).
충븍의대 교수 반발에도 대통령실은 증원 규모에 맞춰 정상 교육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청년의사).

대통령실이 증원해도 의대 교육 질 저하는 없다고 '호언장담'했다. 대표 사례로 충북의대를 꼽기도 했다. 충북의대는 현재 부실 교육 우려가 큰 대학 중 하나다.

대통령실 장상윤 사회수석비서관은 10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와 토론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증원 이후 의대생 교육과 실습 우려에 대한 대책을 묻자 충북의대를 예로 들어 "커리큘럼상으로도 공간상, 인력상으로 대학이 개별 플랜이 다 있다. (증원 인원에 맞춰 정상 교육이) 100% 가능하다"고 했다.

장 수석이 거론한 충북의대는 2025학년도 입학 정원이 49명에서 125명으로 2.6배 늘어난다. 충북의대 교수와 학생들은 "앉을 자리도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진행한 실태조사에서 충북의대 2025학년도 입학 신입생이 사용할 강의실과 해부 실습실 최대 수용 인원은 60명에 그쳤다. 지난 3월 오송 캠퍼스에 의대 3호관을 신설했지만 다른 의대 건물과 왕복 1시간 거리다.

교육병원인 충북대병원도 증원 규모를 감당하기 어렵단 예상이 나온다. 충북의대-충북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800병상 규모인 충북대병원이 증원 후에도 교육 질을 유지하려면 "교육병원을 추가로 세워야 할 수준"이라고 하기도 했다. 앞으로 의대생 실습도 전공의 수련도 파행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장상윤 사회수석비서관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재논의는 불가능하다고 했다(ⓒ청년의사).
장상윤 사회수석비서관은 2025학년도 증원 규모에 맞춰 의대 교육과 실습 환경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청년의사).

대통령실 생각은 다르다. "100% 가능"하고 "계획을 다 세워놨다"고 했다.

장 수석은 "정부에서 인력이나 공간, 시설, 기자재에 대해 대학별로 의견을 받았고 내년도 예산부터 투자 계획이 다 돼 있다"고 했다. 의학계 우려를 두고 "증원 규모를 퍼센티지로 계산하니 크게 느껴진다. 현재 규모가 너무 적기 때문에 (퍼센티지가 커도) 실제로는 많은 숫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의대생 실습도 "계획을 다 세워놨다"고 했다. 이번에 입학하는 의대생이 실습 교육에 들어가기 전 준비를 마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장 수석은 "충북의대 커리큘럼에 따르면 의대생은 본과(의학과) 3년부터 실습을 시작한다. 지금보다는 교육할 인원은 많아진다. 그러나 이 학생들이 본과 3년에 올라오기 전에 임상교육훈련센터를 새로 세우고 지역 내 청주의료원 등 의료기관과 수련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정부는 전공의 교육 계획도 다 있다"고 했다.

교수 인력 부족에 대해서도 "현재 전체 의대 전임 교원이 1만2,000명이다. 6개 학년 의대생을 총 1만8,000명으로 두고 계산하면 교수 1인당 학생 수는 1.6명이다. 법정 정원인 교수 1인당 8명과 비교하면 턱도 없는(적은) 숫자"라면서 "(교육과 실습) 다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충북의대의 경우 "교수 35명 채용 공고가 곧 나간다"고도 했다.

충북의대 "이대로면 의대생 늘려도 지역·필수의료 못 살려" 비판

이같은 발언에 충북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채희복 위원장은 토론회 종료 직후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대통령실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먼저 장 수석이 언급한 '임상교육훈련센터'는 '임상술기센터'와 "혼동한 것 같다"면서 "임상술기센터는 의사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시설"이라면서 의대생 병원 실습을 대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채 위원장은 "청주시 인구가 85만명이다. 그런데도 800병상 국립대병원이 적자다. (의대생 실습과 전공의 수련) 준비가 다 돼 있다고 하는데 (증원 규모에 맞추려면) 대학병원을 하나 더 만드는 수준이어야 한다. (수련병원을 하나 더 두더라도) 세종충남대병원처럼 도산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충북의대 상황만 두고 봐도 이번 증원이 "본래 목표라는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회생과 거리가 멀다"고 했다.

채 위원장은 "지역 필수의료를 살리려면 의대생이 졸업 후 지역 내에서 전공의 수련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상태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이라면서 "대학과 병원 기능은 (의료) 인력과 환자 등 여러 여건이 생물처럼 살아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건물 하나 새로 지으면 (기능이) 유지된다고 여기는 듯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의료와 필수의료의 부족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에서 의사를 많이 배출해야 한다는 목표가 있다면 이에 충실히 부합하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지금은 그저 뱉은 말만 지키려고 다른 모든 것을 희생하고 있다"며 "의료계가 아무리 호소해도 2,000명 증원만 하면 된다는 논리다. 소용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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