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은배 교수, KAMC 학술대회서 다수 연구 결과 소개
학급 커지면 학업성취도 하락…임상실습 악영향 연구도

연세의대 양은배 교수는 23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대구 호텔인터불고 컨벤션홀에서 개최한 학술대회에 참석해 '의대 증원 이후 입학제도'에 대해 이야기했다(ⓒ청년의사).
연세의대 양은배 교수는 23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대구 호텔인터불고 컨벤션홀에서 개최한 학술대회에 참석해 '의대 증원 이후 입학제도'에 대해 이야기했다(ⓒ청년의사).

정부는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려도 교육 질은 떨어지지 않는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해외 연구 결과는 정부 기대와는 다르다. 정원 급증은 교수의 수업 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학업 성취도를 떨어뜨렸다.

연세의대 의학교육학과 양은배 교수는 23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대구 호텔인터불고 컨벤션홀에서 개최한 학술대회에서 정원 증원이 교육 질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국제학술지 논문들을 소개했다.

영국 왕립경제학회(Royal Economic Society)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The Economic Journal’에 지난 2010년 게재된 ‘Heterogeneous Class Size Effects: New Evidence from a Panel of University Students’에 따르면 학급 규모 변화는 학생 성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연구진은 2000년부터 2004년까지 대학 행정기록을 바탕으로 학급 규모가 학생 시험 점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대학생 1만873명이었다. 학급 규모별로 20명 미만 A그룹, 20~33명 B그룹, 34~55명 C그룹, 56~103명 D그룹, 104~211명 E그룹으로 나눠 규모 변화에 따른 학업 성취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학급 규모가 A에서 B그룹으로 10여명 증가했을 때 학생들의 시험 점수가 급격히 떨어졌다. B에서 C그룹으로 정원이 20여명 늘었을 때도 성적은 하락했다. D에서 E그룹으로 정원이 50명 이상 증가했을 때도 성취도는 낮았다. 반면 C에서 D그룹으로, 중간 크기 수업에서는 학급 규모 변화가 학생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양은배 교수는 23일 KAMC 학술대회에서 학급 규모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소개했다(ⓒ청년의사).
양은배 교수는 23일 KAMC 학술대회에서 학급 규모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소개했다(ⓒ청년의사).

학급 규모는 교수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리치몬드대학(University of Richmond) 경영대학원 연구진은 지난 2010년 발표한 논문 ‘The Impact of Class Size and Number of Students on Outcomes in Higher Education’을 통해 한꺼번에 많은 학생을 가르쳐야 하면 교수법의 효과가 감소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대형 수업과 많은 학생 수는 교수가 학생에게 유익하지 않은 방식으로 과목을 바꾸도록 유도한다고 했다. 또 학생 개개인에게 관심을 기울이기 어려워 학습 성과 저하로 이어진다고 했다.

의대 입학정원 증가가 임상실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군의관의대(Uniformed Services University of the Health Sciences) 연구진이 지난 2008년 ‘Academic Medicine’에 발표한 ‘The impact of increasing medical school class size on clinical clerkships: a national survey of internal medicine clerkship directors’다.

연구진이 110개 기관 임상실습교육 책임 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입학정원이 30% 늘어나면 병동당 학생은 7.2명이 추가되고 병동 실습 사이트 5.4개를 추가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외래 실습도 사이트당 학생이 5.5명 늘어 추가로 9.1개 사이트를 추가로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의대 입학정원 증가는 공간 부족, 실습병원과 재원 부족, 충분한 환자 노출 어려움, 멘토링 부족, 교수 채용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의대 증원 규모는 2,000명으로, 기존 3,058명에서 67%나 늘렸다.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은 1,509명 증원한 4,567명이다.

양 교수는 “학급 규모가 커지면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는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학생 수가 늘어나면 교육 질은 떨어지며 우수한 학생일수록 부정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학생 규모가 증가하면 학습량과 비판적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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