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영상의학·안과 이어 피부·정신과도 보이콧
“하반기 모집 없다…그래도 뽑으면 교육·지도 거부”

2024년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거부하는 교수들이 늘고 있다(ⓒ청년의사).
2024년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거부하는 교수들이 늘고 있다(ⓒ청년의사).

정부가 전공의 인력 충원 방법으로 강행한 2024년도 하반기 모집 확대에 교수들이 ‘보이콧’으로 맞서고 있다.

가톨릭의대는 영상의학과와 안과에 이어 피부과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들도 성명을 내고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8개 산하 병원 전공의를 한꺼번에 뽑아 통합수련하는 가톨릭중앙의료원은 피부과 전공의 1년 차 6명, 2년 차 4명, 3년 차 6명, 4년 차 5명으로 총 21명을 하반기 모집 공고했다.

가톨릭의대 피부과학교실은 24일 성명을 통해 “정부는 잘못된 정책 진행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필수의료를 더 무너뜨릴 수 있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시행하고 있다”며 하반기 모집에 반대하며 이를 시행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가톨릭중앙의료원 수련교육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피부과 교수들은 신입 전공의는 물론 상급년차 전공의도 뽑을 의사가 없는데도 모집이 진행되면 그들에 대한 “모든 교육과 지도를 거부하겠다”고 했다. 이같은 입장을 밝힌 이유는 “하반기 모집에 지원해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미리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했다.

이들은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로 인해 “더 침몰하게 될 대한민국 의료의 앞날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전공의와 학생들이 본인들이 평생 걸쳐 노력해서 얻은 자리를 내려놓은 지 5개월이 넘었다”며 “본래 2월에 사직서를 제출했는데도 정부의 법적 책임을 줄이기 위해 사직 시점을 6월 4일 이후로 바꾸도록 병원에 강제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가 책임을 갖고 필수의료를 되살릴 의지가 있었다면 절대 이렇게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하반기 전공의를 모집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부가 다른 속셈이 있는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이에 “지금까지 정상적인 절차로 공정한 경쟁에 의해 선발했던 전공의들만이 우리의 유일한 동료이자 제자로 여기겠다”며 “그 누군가가 비정상적이고 공정하지 못한 절차를 통해 우리 동료의 자리를 빼앗는 사태를 묵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우리 제자와 사직 전공의의 자리를 다른 전공의들로 메우려는 보건복지부의 일방적인 강요에 분명히 거부한다”고도 했다.

가톨릭의대 정신건강의학교실 교수들도 25일 성명을 내고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반대한다며 기존 전공의들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정신과 교수들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대해 “문제 해결에 대한 일말의 실마리마저 없애버리고 모든 책임을 일선 현장 교수와 전공의들에게 돌려버리는 무책임한 처사”라며 “이러한 절차의 일방적 진행에 반대한다”고 했다.

정신과 교수들은 “수련병원에서 교수와 전공의 관계는 해당 분야 전문의 양성이라는 목표를 위해 통합적,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형식, 비형식적 과정의 총합”이라며 “전공의 선발과 수련과정 또한 오랜 시간, 다수의 교수와 전공의 당사자들의 노력에 의해 이뤄진다. 이런 상태를 인위적으로 변경하고자 하는 일방적인 조치를 수용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이들은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이 “정신건강의학교실 일원이며 그들이 원하지 않는 어떠한 불이익과 신분상 변동에 대해서도 보호받아야 한다”며 “정부의 부당한 일괄 사직처리와 하반기 결원 전공의 추가모집과정의 일방적인 진행에 반대한다. 현재 본 교실 소속 전공의들이 가톨릭의대 정신건강의학교실에서 수련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인내하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가톨릭의대뿐 아니라 연세의대 교수들도 ‘가을 턴’ 전공의에 대한 수련 보이콧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이들이 포함된 빅6병원 교수들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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