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비대위 조사 결과, 95% "2월 29일로 사직 수리해야"
일부 대학병원 진료과별로 9월 전공의 모집 거부 움직임 일어
‘가을 턴’으로 불리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교수들이 늘고 있다. 정부 방침에 대한 반발과 제자들에 대한 미안함이 뒤섞여 내린 결정이다.
15일 청년의사가 입수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대 교수 10명 중 7명은 오는 9월 하반기 모집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서울의대 비대위가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교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로 530여명이 참여했다.
서울의대 교수들은 전공의 사직서를 2월 29일 자로 수리해야 한다고 했다. 전공의 사직서 수리 시점을 묻는 질문에 응답한 서울의대 교수 534명 중 94.6%가 2월 29일 자라고 답했다.
전공의 사직서가 수리되면 오는 9월 하반기 모집을 통해 추가 모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537명 중 63.5%가 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추가 모집을 해야 한다는 응답은 34.3%였다.
서울의대 비대위 홍보팀장인 오승원 교수(가정의학과)는 “전공의 거취와 관련된 문항에서 응답자의 85%가 복귀 여부는 전공의 개인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답했다”며 “9월 하반기 모집은 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이같은 의견을 정리해서 서울대병원 원장단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만이 아니다. 다른 수련병원에서도 진료과별로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A대학병원은 진료과마다 하반기 모집 여부를 결정할 회의를 진행했고 이중 일부는 추가 모집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모집을 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과는 기존 전공의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전달했다고 한다.
B대학병원도 일부 진료과 교수들이 사직 전공의들에게 하반기 모집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문자메시지 등으로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빅5병원 중 하나인 C대학병원 교수는 “정부는 하반기 모집을 통해 빅5병원부터 전공의를 채우겠다는 의도다. 지방 대학병원 전공의들 중 일부가 이번 기회에 빅5병원 인기과에 지원하고 싶어 한다는 말도 들린다”며 “결국 전공의 갈라치기다. 여기에 어느 교수가 동조하려 하겠느냐”고 했다.
그는 “제자를 자기 손으로 자르고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을 앉힐 스승은 없다고 본다”며 “어쩔 수 없이 하반기 전공의 모집 신청을 하더라도 결원이 생긴 자리에 다른 의사를 뽑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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