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병원 김영수 조교수 “교수 인력난…지도전문의 요건 완화 必”
인기과 조차 내년도 전공의 모집 불가…“이대로는 이동수련 불가피”
의정 사태 여파가 지방 대학병원 전공의 수련 역량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교수 이탈이 지속되면서 정원 책정 기준인 지도전문의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워 당장 내년부터는 전공의 모집조차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복귀한 전공의들도 이동수련이 불가피하다.
경상국립대병원 예방의학교실 김영수 조교수는 7일 강원도 호텔인터불고 원주에서 열린 ‘한국보건행정학회 2025 후기 학술대회’에서 ‘전공이 집단 사직으로 드러난 병원 생산 시스템의 문제점 규명’을 주제로 한 발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김 조교수는 “의정 사태 동안 환자 수는 줄었지만 의료기관 경영 수준이 좋아진 경우도 있었다. 그 이유가 중환자실과 응급실 수가를 정부에서 상향시켜줬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이로 인한 부작용이 너무 컸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병원 인근 2차병원은 전공의 피해를 입지 않은 상황에서 수가가 2배 이상 올랐고 이 재원을 가지고 인근 대학병원 스텝들을 고용하며 교수들이 대거 유출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며 “직격탄을 받은 게 지방 국립대병원들”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도 혼란은 지속되고 있다”며 “인턴은 복귀했지만 교수들이 다 나가서 (내년에는) ‘인기과’로 알려진 안과, 재활의학과, 정형외과도 레지던트조차 뽑지 못할 상황에 놓였다”고 했다.
정부가 지방 필수·지역의료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내년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전공의 배정 비율을 ‘5대 5’로 추진하고 있지만 교수 부족으로 전공의 모집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지도전문의 요건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조교수는 “지방 국립대병원들도 비슷하다.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서 한시적으로 지도전문의 정원을 줄여주지 않는다면 지금 있는 전공의들도 나가야 할 처지”라며 “인턴들도 난리다. 이대로라면 내년부터는 이동수련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예를 들면 지도전문의 요건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는 전공의를 더 많이 준대도 받을 수가 없다”며 “교수 수가 많으면 수련을 더 잘 시키는 것도 아니다. 당장은 지도전문의 요건을 완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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