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전문의 교육역량 실태조사 결과
“교육 중요성 인식과 실천 간 괴리”
전공의만큼 교수들도 수련교육환경의 문제를 체감하고 있다. 구조적으로 교육보다는 진료와 연구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전공의 교육에 공을 들여도 성과로 평가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지도전문의라도 전체 업무 시간 중 전공의 교육에 할애하는 시간은 평균 11~20%에 불과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이 지난 15일 공개한 ‘지도전문의 교육역량 실태조사’ 연구보고서에 담긴 현실이다. 가톨릭의대 김성근 교수 등 연구진은 지도전문의 총 160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한 달 동안 교육역량 수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에는 지도전문의 81명(50.6%)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지도전문의들은 전공의 교육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했지만 실행률은 10%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 시간의 10분의 1 정도만 교육에 할애할 수 있었다. 이에 피드백, 코칭, 멘토링 등 핵심 교육 활동이 진료 중심 구조 속에서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도전문의들은 가장 효과적인 전공의 교육방법으로 진료현장교육(5점 만점에 4.62점)을 꼽았다. 이어 피드백 및 조언(4.21점)과 컨퍼런스(3.93점) 순이었다. 하지만 현재 가장 많이 활용하는 교육방법은 컨퍼런스(12.5%)였다. 이어 진료현장교육(11.5%), 강의(11.3%) 순으로 교육이 진행됐다.
특히 피드백 및 조언은 10.3%로 실행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지도전문의들은 ‘직접 진료 및 술기 관찰’(84.4%), ‘사례 중심 토론’(80.2%) 등 관찰 기반 평가 활동도 중요하다고 했지만 실행률은 각각 11.7%, 13.4%에 그쳤다. 연구진은 “교육의 중요성 인식과 실천 간 명확한 괴리가 존재함을 의미한다”고 했다.
전공의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었다. 지도전문의들은 전체 업무 시간 중 평균 11~20%만 전공의 교육에 할애하고 있었다. 전공의 면담이나 상담은 대부분 비공식적이고 자발적으로 수행됐다. 연구진은 “교육에 필요한 시간과 행정적 지원의 부족을 반영한다”며 “교육자로서의 역할 수행에 구조적인 제약이 따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책임지도전문의 제도가 정착하려면 행정·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수련 관련 업무 담당 비서 등 행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28.7%로 가장 많았으며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28.2%였다. 진료 관련 업무 경감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23.4%였으며, 19.6%는 교수 승진 심사에 반영돼야 한다고 했다.
또한 지도전문의들은 전공의에게 요구되는 핵심 역량으로 ‘타인 존중’(4.73점)과 ‘환자 안전’(4.70점), ‘협동’(4.67점), ‘의사소통’(4.64점) 등 대인관계와 전문성 중심 역량을 꼽았다. 중요한 지도전문의 역량은 프로페셔널리즘(4.65점), 전공의 피드백(4.53점), 환자 돌봄(4.46점) 순이었다. 임상 지식(4.42점)과 교수 능력(4.42점), 전공의와의 라포 형성(4.41점), 학술 활동(4.16점)이 뒤를 이었다.
지도전문의 교육 개선을 위해서는 교육의 체계적 구성(4.37점), 강사의 전문성(4.36점), 실무 활용 가능성(4.36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효과적인 교육 형태는 소그룹 지도(36.8%)와 1:1 지도(23.0%)를 선호했다.
연구진은 지도전문의 교육역량 강화 방안으로 ▲피드백 실습 및 평가 실무 중심 교수법 연수 ▲직급·경력별 차별화된 지도전문의 교육프로그램 설계 ▲전공의 교육을 위한 시간 확보, 교육 활동 보상 및 진료 업무 경감 등 제도적 장치 ▲통합적 교육 역량 개발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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