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교협, 기자회견 취소…“8개 단체 의견 제각각”
연세대 총장 vs 학장 의견차…“총장, 학생 압박 회의적”
의협, 의대생 제적 현실화 시 파업 고려 ‘강경대응’ 압박

의대생 복귀 시한이 다가오면서 의료계 내부 혼란이 커지고 있다(ⓒ청년의사).
의대생 복귀 시한이 다가오면서 의료계 내부 혼란이 커지고 있다(ⓒ청년의사).

의대생 복귀 시한이 다가오면서 의학계는 물론 의료계 내부 혼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의대생 휴학 결정을 두고 의료계 곳곳에서 의견이 엇갈리며 충돌하는 양상도 보인다.

한국의학교육협의회(의교협)는 21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의학교육 정상화에 관한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20일 오전 10시경 안내했다. 하지만 7시간 뒤인 오후 5시경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의교협은 “내부 사정으로 인해 잠정 보류한다”고 했다.

내부 사정은 기자회견을 함께 하기로 한 8개 단체 간 의견 차이다. 전달할 메시지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의대생들이 기자회견 자체를 복귀 압박으로 받아들여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의교협은 대한의학회와 한국의학교육평가원,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한국의학교육학회, 대한기초의학협의회, 의학교육연수원, 국립대학병원협의회,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로 구성됐으며, 현재 이진우 의학회장이 회장을 맡고 있다.

연세의대도 학생 복귀를 두고 학교 측과 교수들 간 파열음이 일고 있다. 교육부와 대학 총장에 이어 의대 학장까지 의대생 미복귀 시 유급·제적하겠다고 경고 했지만 의대 교수들은 집단 휴학 불가 방침에 반발했다. 연세의대 교수들은 의대생들의 휴학 결정을 존중해야 하며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연세의대 관계자는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대학 총장과 의대 학장 간 의견도 다른 것으로 보인다. 의대 학장은 강경 대응 기조이지만 오히려 총장이 지금 상황(의대생들의 미복귀)에서 밀어붙인다고 해결되겠느냐고 의대생 복귀 조치에 회의적”이라고 귀띔했다. 연세대 윤동섭 총장은 의대 출신으로 연세의료원장을 지냈다.

의대생 복귀 시한을 21일로 밝힌 연세의대는 지난 20일 오후 윤인배홀,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등에서 전체 교수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연세의대 최재영 학장은 미등록 휴학 시 향후 절차 등을 설명하며 학생들이 등록하도록 계속해서 설득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대생 휴학·제적 관련 별도 대응 방안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학장은 지난 7일 ‘학생, 교수님, 학부모님들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등록 후 휴학은 유급, 미등록 후 휴학은 제적 처리 될 수 있다”며 “오는 24일 이후 추가 복귀 일정은 없다. 복귀를 최대한 권유하고, 미복귀 의사를 가진 학생은 등록 후 휴학을 권유해달라”고 밝힌 바 있다. 연세의대는 미등록 휴학 신청자에게 오는 24일 미등록 제적 예정 통보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의료계 내부 혼란은 강경 투쟁 노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미복귀 의대생 제적 사태가 발생하면 파업까지 고려해 투쟁하겠다고 예고했다. 의협은 지난 20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의대가 속한 40개 대학 총장에게 “의대생 제적이 현실이 되면 의대생 보호를 위해 앞장서서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투쟁 방법으로는 집회부터 파업까지 모든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의협은 "의대생 각자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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