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급여 관리 및 실손보험 개혁방안 토론회’ 개최
도수치료 등 관리급여 지정 시 또 다른 비급여만 만들 것
복지부 “관리급여, 정당한 기준과 투명한 절차로 결정”
물리치료사들이 정부의 비급여 관리와 실손의료보험 개혁 추진에 강하게 반발했다.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 등이 관리급여에 포함되면 생존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이정문 의원은 사단법인 대한물리치료사협회와 함께 14일 국회에서 ‘비급여 관리 및 실손보험 개혁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대한정형도수물리치료학회 박현식 회장은 ‘정부의 비급여 관리 및 실손보험 개혁 방안의 문제점’이란 발제를 통해 정부의 정책에 의문을 제기했다.
박 회장은 정부가 관리급여 신설‧비급여 사용 관리 강화‧비급여 상시 관리체계 구축‧비급여 정보 공개 및 표준화 등 비급여 관리 개선을 추진하면 비급여 재평가 과정에서 ▲도수치료‧체외충격파‧증식치료 퇴출 ▲물리치료 단가 하락 ▲병‧의원 물리치료 인력 감축 ▲병행진료 제한 ▲만성질환자와 재활환자 치료 기회 위축 등의 문제가 연쇄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또 일부 물리치료서비스가 관리급여에 지정되면 ▲해당 행위 비급여화 가능성 증가 ▲병원에서 대체치료 권장 ▲물리치료서비스 축소 ▲물리치료사 일자리 감소와 임금 하락 ▲생존권 위협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비급여 가격이 공개되면 치료비 경쟁이 심화돼 물리치료서비스 질이 저하되고, 물리치료사들이 전문성을 유지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실손보험 개혁과 관련해서는 ▲환자 치료 접근성 저하 ▲병‧의원 물리치료서비스 축소 ▲환자치료 선택권 제한 및 치료효과 감소가 타나날 것이라며, 환자를 보호하고 국민 의료접근성을 유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박 회장에 이어 대한물리치료교수협의회 이연섭 회장(대원대 물리치료과)은 ‘정부 비급여 관리 개선방안에 대한 국민 중심 개혁방안’을 주제로 발제했다.
이 회장은 대한민국 물리치료 수가가 현재 5,000원에서 7,000원 정도로 낮아 병원이 비급여 치료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물리치료 수가를 최소 1만원에서 1만5,000원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의학적 필요성이 인정된 도수치료 건강보험 적용 ▲지방과 중소병원에 대한 물리치료 수가 조정 및 지원금 지급 ▲의료취약지역 건보 보장률 상향 등으로 환자 부담을 감소시켜야 한다고 했다.
특히 정부의 비급여 관리 개선방안을 통해 가장 피해를 보는 집단은 비급여 진료를 자주 이용하는 환자, 가장 이득을 보는 집단은 민간 실손보험사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번 비급여 관리 개선방안은 환자의 치료 기회 박탈, 치료비 부담 증가, 물리치료사 고용 불안을 일으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제도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제 후 토론에 참석한 대한의사협회 이재만 정책이사는 “우리나라는 비급여로 돈 벌어서 급여체계를 유지하는 나라다. 정부의 합당한 재정지원 없는 비급여 대책은 의료체계를 더 왜곡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상황에서 비급여를 갑자기 없애면 물리치료사 생존권 뿐만 아니라 병원 경영도 무너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대표로 참석한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 의료개혁총괄과 강준 과장은 비급여 관리 추진 핵심은 국민건강에 필요한 부분은 급여 전환하고 과잉진료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했다.
강 과장은 “(비급여 관리에서 정부 방침은) 치료가 필요한 부분은 급여전환하겠다는 것”이라며 “급여 전환 시점에서는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적정 보상 논의도 같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잉의료문제가 큰 비급여는 관리급여, 병행진료 제한, 사전 설명 후 동의 절차 마련 등을 고려하고 있는데, 중증이 아니라고 해서 국민건강에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증, 비중증으로 나누지 않고 과잉의료행위로 정의해 정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잉의료문제라고해도) 정리를 위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가) 일방, 일률적으로 적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강 과장은 “비급여 관리에서 (정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깜깜이로 있는 상황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라며 “관리급여 등은 정당한 기준과 투명한 과정을 거쳐 결정할 것이며 개혁 중 의도치 않은 피해가 발생하는 부분은 당사자들과 소통하며 제도적 해소방아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 정부-보험사만의 비급여·실손 개혁에 醫 '새 판 짜기' 나선다
- 여야, ‘비급여 관리·실손보험 개편’ 땜질식 처방 비판
- ‘혼합진료 금지‧관리급여 도입’ 방안에 쏟아진 우려들
- 전체 비급여 규모 2조원 육박…치과 최다액 차지
- 도수치료 가격차 최대 62.5배…"비급여 상한 등 관리 필요"
- ‘비급여 관리‧실손보험제도’ 개선 방안, 醫 협의 없이 발표?
- 피부미용→도수치료 둔갑…보험금 10억 편취 의사 등 적발
- 비급여 물리치료 실손보험금 4년간 7조↑…“과잉진료 심각”
- ‘정형외과+신경외과’, 전체 비급여 진료비 40% 차지
- ‘관리급여‧병행진료 금지’ 정부 비급여 관리 복안은?
- 미용‧성형 목적 급여-비급여 병행진료 결국 금지된다
- 醫 “비급여·실손보험 개혁, 국민 아닌 보험사만 이익”
- "정부 의료개혁안, 보험사만 유리…국민 기만"
- 실손보험 보장성 줄이고 보험료도 낮춘다
- 韓 “실손보험 개편 성공하려면 '한방 비급여' 보장 포함해야”
- 5세대 실손보험 성공적 전환의 열쇠 ‘관리급여’?
- '핵폭탄' 관리급여 강행 政…지연전략으로 '새 판' 노리는 醫
- "비급여 통제 전에 비급여로 살 수밖에 없는 의료현실 바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