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애브비 ‘엡킨리’ 국내 허가…피하주사 투약 강조
신규 DLBCL 약제 등장에 의료 현장 “환영할 만한 일”

애브비 CD20xCD3 이중특이항체 '엡킨리주(성분명 엡코리타맙)' 제품이미지.
애브비 CD20xCD3 이중특이항체 '엡킨리주(성분명 엡코리타맙)' 제품이미지.

최근 국내에 CD20xCD3 이중특이항체들이 연달아 도입되며 혈액암 치료 옵션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애브비의 CD20xCD3 이중특이항체 ‘엡킨리(성분명 엡코리타맙)’를 두 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성인 환자 치료제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한국애브비에 따르면, 허가 근거가 된 EPCORE NHL-1 임상시험에서 엡킨리는 전체 반응률(ORR) 62%(95% CI: 53.3–70), 완전 관해율(CR) 39%(95% CI: 30.7–47.5), 전체 생존기간(OS) 중앙값 18.5개월(95% CI: 11.7–NR)의 결과를 보였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으로, 50%에서 발생했지만 3등급 이상의 CRS는 2.4%로 대부분 경미한 수준이었다. 이외 가장 흔한 이상반응으로는 주사 부위 반응 30%, 중성구 감소증 28%, 발열 23%, 오심 20%, 설사 20% 등이 나타났다.

한국애브비는 엡킨리가 국내에서 허가된 CD20xCD3 이중특이항체 중 유일한 피하주사제임을 강조하며, 투약 시간을 1분 내외로 줄였고 이를 통해 병원 체류 시간 또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말 한국로슈의 CD20xCD3 이중특이항체 ‘룬수미오(성분명 모수네투주맙)’와 ‘컬럼비(성분명 글로피타맙)’가 각각 허가를 획득한 상태다.

룬수미오는 지난해 11월 재발성 또는 불응성 소포성 림프종(FL) 성인 환자 치료제, 컬럼비는 두 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성인 환자 치료제로 승인됐다.

엡킨리와 마찬가지로 DLBCL 치료제로 승인된 컬럼비의 경우, 1/2상 임상시험 NP30179 연구에서 8.3개월(최대 12주기)의 고정 기간 동안 1차 평가변수인 CR이 40%(61/155 [95% CI: 32-48])에 도달했으며, 2차 평가변수 ORR은 52%(80/155 [95% CI: 44-60])로 나타났다.

국내 허가 당시 한국로슈는 두 약제가 기성품으로 제조돼 치료제 제조 과정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투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국내에서 이미 급여권에 진입한 CAR-T 치료제 ‘킴리아(성분명 티사젠렉류셀, 노바티스)’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원석 교수는 엡킨리 허가와 관련해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은 질병 자체의 진행 속도가 빠를 뿐 아니라 재발하거나 치료에 불응해 치료 차수가 거듭될수록 예후가 좋지 않아 진료 현장의 미충족 수요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치료 목표는 결국 환자의 OS를 연장하는 것인데 엡킨리는 임상을 통해 18.5개월이라는 고무적인 결과를 보였다.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하나 더 늘었다는 점은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전했다.

그간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던 혈액암 치료 영역에서 약제가 다양해지는 점을 의료 현장에서도 반기고 있는 가운데, 한국로슈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룬수미오와 컬럼비 건강보험 급여 등재에 대한 의지를 밝힌 만큼 향후 혈액암 치료제간 처방 경쟁에도 이목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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