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애브비, DLBCL 3차 치료제 ‘엡킨리’ 허가 기자간담회 개최 
김진석 교수 “CAR-T 버금가는 치료 성적…편리하게 투여 가능“  

지난 10일 열린 한국애브비 엡킨리 국내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김진석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지난 10일 열린 한국애브비 엡킨리 국내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김진석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 도입된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3차 치료제 ‘엡킨리(성분명 엡코리타맙)’에 대해 의료진들이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애브비는 지난 1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엡킨리 국내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엡킨리는 CD20과 CD3를 타깃하는 이중특이항체로, 지난 6월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두 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성인 환자(18세 이상)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화순전남대병원 혈액내과 양덕환 교수(대한혈액학회 림프종연구회 위원장)가 ‘DLBCL의 최신 치료 지견과 미충족 수요’라는 주제로,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김진석 교수(대한혈액학회 다발골수종연구회 위원장)가 ‘이중 특이항체 치료제의 엡킨리의 주요 임상 결과 및 의의'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첫 발표를 맡은 양덕환 교수는 “2021년 국가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림프종은 전체 암 중 11번째로 많고, 혈액암 중에서는 가장 흔한 암이다. 또한, 림프종 신규 진단 환자는 2021년 6,082명까지 집계됐고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림프종은 약 100가지 아형이 있을 정도로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DLBCL은 전체 림프종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가장 흔하고 공격적인 아형”이라고 설명했다.

양덕환 교수는 “현재 DLBCL 1차 치료 표준 요법으로 사용되는 R-CHOP 요법 이후에도 30~40%의 환자들은 재발하거나 치료에 불응해 다음 치료 차수로 넘어가야 하는 실정이다. 2차 치료에서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받고 난 후 재발한 환자는 예후가 좋지 않고 3차 치료로 CAR-T 치료를 받고 재발한 환자도 치료 결과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즉, 3차 이상 치료를 시행하면 전반적으로 반응률이 낮고 생존율이 악화되는 등 예후가 좋지 않다. 현재 3차 이상 치료 차수에서 옵션이 한정적이란 제한점이 있고, 일관된 표준 요법이 없어 미충족 수요가 크고 새로운 옵션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김진석 교수는 “엡코리타맙은 CD20과 CD3를 표적으로 하는 이중항체로, 한쪽 팔은 암세포를 공격하고, 다른 한쪽 팔은 우리 몸의 면역세포를 암세포 주변으로 끌어와 암세포를 죽이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진석 교수는 “엡킨리의 투약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한 EPCORE NHL-1 연구에 따르면 전체 반응률(ORR)은 62%로 나타났고 완전 관해(CR)는 39% 도달했다. 이러한 수치는 CAR-T 치료와 거의 유사한 수준”이라며 “기존 치료로 완전 관해가 10% 미만인 환자들에게서 이러한 치료 성적은 기적 같은 일이고, 추적관찰 20개월 차에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 19.4개월이라는 고무적인 결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열린 한국에브비 엡킨리 허가 기자간담회에서 화순전남대병원 혈액내과 양덕환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이미 국내에서 3차 치료제로 급여 적용을 받고 있는 CAR-T 치료제 ‘킴리아(성분명 티사젠렉류셀, 노바티스)’, 지난해 말 국내에 도입된 이중특이항체 ‘컬럼비(글로피타맙, 로슈)’, 그리고 엡킨리 각각의 특성과 임상적 역할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양덕환 교수와 김진석 교수는 엡코리타맙을 포함한 이중항체 치료제들이 기존 CAR-T 치료제인 킴리아와 유사한 효과를 보이면서도 신속하고 편리하게 투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세잔존암(MRD) 검사를 통해 환자의 치료 반응을 정확히 평가하고, 각 치료제의 특성과 환자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석 교수는 “킴리아는 환자의 T세포를 이용한 CAR-T 세포 치료제로, 암세포를 공격하는 항체를 T세포에 붙여 암세포를 인지하고 공격하게 만드는 치료법이다. 효과적이지만, 세포 제조 및 투여 과정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매우 높다.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컬럼비 또한 CD20과 CD3을 타깃으로 하는 이중항체로, 엡코리타맙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투약 방식과 부작용의 예측 가능성에서 차이가 있다. 글로피타맙은 정맥주사고 엡코리타맙은 피하주사 방식이다. 젊은 환자의 경우 투약 시간이 짧으니 피하주사를 선호할 거고, 나이 드린 분들은 '배에 찌르는 게 싫다, 그냥 정맥주사로 맞고 가겠다' 하실 가능성이 많다”며 “다만 의료진은 데이터를 보고 결정을 내리는데 아직은 두 약제 모두 추적관찰 기간이 짧다”고 말했다.

김진석 교수는 또 “컬럼비는 고정된 주기 동안 투여하는 반면, 엡코리타맙은 병이 진행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투여한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글로피타맙의) 12주기 투여가 더 낫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병이 진행될 때까지 계속 맞는 게 심리적으로 더 마음이 놓인다. 왜냐하면 현재 기술로는 미세잔류암이 남아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덕환 교수 또한 “글로피타맙은 일정한 주기에 맞춰 투여하는 반면, 엡코리타맙은 초기에 낮은 용량으로 시작해 점차 용량을 올리며 투여하고, 부작용의 예측이 가능해 관리가 더 용이하다”며 “킴리아는 고령 환자나 신속한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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