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86% '단체행동 참여'에 대전협 전수조사 추진
의협 "전공의 존중"…단체행동 결정하면 대응 전략 반영

지난 2020년 단체행동에 이어 이번에도 전공의들이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맞선 의료계 단체행동을 주도할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2020년 단체행동 당시 거리로 나온 젊은 의사들(ⓒ청년의사).
지난 2020년 단체행동에 이어 이번에도 전공의들이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맞선 의료계 단체행동을 주도할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2020년 단체행동 당시 거리로 나온 젊은 의사들(ⓒ청년의사).

이번에도 전공의들이 먼저 나섰다. 시작은 55개 수련병원이다. 전공의 86%가 의대 정원 증원 시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다고 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전수조사를 계획 중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젊은 의사 뜻을 존중한다"며 이를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젊은 의사 움직임은 의료계 대정부 투쟁 향방을 가르는 분수령이다. 지난 정부 의료 정책에 맞선 2020년 의료계 단체행동도 전공의와 의대생이 주도했다. 하지만 단체행동 여파로 젊은 의사 사회가 위축되면서 "이번에는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관련 기사: 의대 증원 '무조건' 막자는데…'어게인 2020' 가능할까).

정부가 다시 증원을 거론하고 의협이 '총파업'을 시사했을 때도 대전협은 구체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젊은 의사 가운데 "이번엔 선배 의사가 솔선수범하라"는 비판도 나왔다(관련 기사: '다시 승리하자'는 선배들의 구호가 반갑지 않은 젊은 의사들).

그러나 정부와 의료계 협상 과정이나 증원 규모를 두고 논란이 커지면서 전공의들도 대응에 돌입했다. 이번 55개 수련병원 설문조사는 지난 12월 대전협 정기대의원총회 후 이뤄졌다.

대전협 박단 회장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두고 23일 JTBC와 전화 인터뷰에서 "(2020년 단체행동처럼) 전공의들이 이번에 또 하긴 어렵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많다. 실제로는 2020년도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했다.

전체 전공의 대상 설문조사는 이달 중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진행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전공의 전수조사가 성사되면 의협 대응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의협 김이연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이날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전공의들의 의사를 존중한다"면서 "대전협이 (정부 정책에 대한) 행동을 결정하면 의협도 회원 의향을 살피고 (입장에) 반영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했다.

김 이사는 정부 의대 정원 정책에 대해 "공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청년 세대는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수련병원별 자체 설문조사 결과도) 당연히 나올 수 있는 반응"이라고 했다.

대전협이 전공의 전수조사로 단체행동을 결정하면 의협도 회원 의향을 고려해 대정부 대응 수위를 정하겠다고 했다. 근거는 지난달 전 회원 대상으로 진행한 총파업 찬반 투표 결과다. 의협은 '투쟁 전략'과 '사회적 불안감 조성'을 이유로 그간 투표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김 이사는 "의협은 현재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대 정원을 두고 정부와 계속 논의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의사와 의대생이 (정부 정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후배 의사의 의견을) 지지하고 협력하는 선배 의사도 (정부 정책 결정에 찬성하는 쪽보다) 더 많으리라 본다"고 했다.

따라서 "의협도 지난 (총파업) 투표 결과를 들여다보고 이를 반영해 앞으로 입장과 로드맵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투표 결과도 "함께 공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이사는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의협은 전공의 등 젊은 의사를 비롯해 회원 의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투쟁 정국 돌입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그러나 상황이 크게 변한다면 다시 공식적인 입장을 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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