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자 5인 중 1명만 '온건파'…"대세론 선점이 관건"?
여의정 중단 경색된 정국 여파 얼마나 미칠지 주목
여의정협의체가 중단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장 선거가 막이 올랐다. 정국 경색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후보자 대다수가 강경파인 이번 선거 향방에 이목이 쏠린다.
지난 1일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 여의정협의체 중단 결정에 의료계는 예상된 결과라는 반응이다.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는 이날 본인 SNS에 "유치원생도 믿지 않는 산타의 크리스마스 선물 운운한 것부터 유치한 짓"이라면서 "엉킨 실타래가 풀리지 않으면 더 얽히고설킨다. 실뭉치를 다 버리기 전에 눈물을 머금고 뒤엉킨 실뭉치를 자를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주 대표는 물론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강원도의사회장)과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등 회장 선거 출마자 대부분 두 단체의 여의정협의체 탈퇴를 주장해 왔다. '정부 태도 변화'가 없는 한 "들어가서 논의"한다는 건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협의체 참여를 지지했던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도 두 단체의 참여 중단 결정에 "감사드린다"면서 그간 "정부가 현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전혀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국을 막기 위해 남은 것은 정부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 단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제43대 의협 회장 선거도 본격적인 절차를 밟는다.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늘(2일)부터 3일까지 후보 등록을 진행한다. 빠르면 한 달 뒤인 내달 4일 의료계를 이끌 새 회장이 탄생한다.
익명을 요구한 시도의사회장 A씨는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후보끼리 의정 갈등을 대하는 태도나 (정부를 향한) 요구사항, 투쟁 의지가 비슷비슷하다. 새 바람 일으키기가 어려운 만큼 기존 지지를 가져가면서 대세론을 선점하는 쪽이 유리할 것"이라고 봤다.
이 점에서 초반 '양강'으로 분류된 김 회장과 주 대표가 여전히 앞서나간다는 평가다.
여의정협의체 좌초로 경색된 정국이 이 회장이나 최안나 의협 기획이사에게 추격의 발판이 됐다는 견해도 나왔다. 이 회장은 현재 매주 정부 규탄 집회를 열고 있고 최 이사는 '초강성'으로 불렸던 임현택 전 회장 집행부 출신이다.
마찬가지로 익명을 요구한 의료계 관계자 B씨는 "정부를 더 압박해 의료계가 원하는 바를 끌어내야 한다. 한 단계 더 강한 투쟁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집단휴진 실행 등 좀 더 과감한 선택을 할 듯한 후보자에게 플러스가 될 거라 본다"고 했다.
이 시점에서 유일하게 온건파로 불리는 강 위원장이 본인 입지를 어떻게 살릴지도 주목된다.
한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C씨는 "투쟁 일변도는 해법이 아니다. 결국은 정부와 협상해야 할 때가 온다. 그간 국민을 설득해놔야 한다. 그나마 강 위원장이 (소통에) 가까운 후보"라고 평했다. 현직 교수 신분도 "충분히 차별화되는 지점"이라고 했다.
한편, 또 다른 시도의사회장 D씨는 "의정 갈등 정국이라는 특수한 상황이라고 하지만 대부분 후보 성향이 비슷하고 주장하는 바나 지향점도 큰 차이가 없다. 평소 의협 선거와 비슷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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