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열린 KAMA 학술대회에 의대생·전공의 3배 늘어
존 원 KAMA 회장 “조속히 의정 갈등 해소돼 복귀하길”
여야 의원들 "한국 의료 위기" 의정 갈등 장기화 우려

의정 갈등 상황이 8개월째 지속되면서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미국에 대한 관심이 높다. 재미한인의사협회(Korean American Medical Associatio, KAMA)가 체감할 정도다.

KAMA는 기존에는 한국 의대생의 2% 정도만 미국 의사국가시험인 USMLE((United States Medical Licensing Examination)나 전문의 수련 과정에 관심을 보였다면 지금은 그 비율이 45% 정도는 되는 것 같다고 했다. 한국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미국에 대한 의대생과 전공의의 관심은 KAMA가 한국에서 개최한 학술대회에도 반영됐다. 매년 KAMA 학술대회에 등록하는 의대생과 전공의는 평균 100명 정도였지만 한국에서 개최한 올해는 3배인 300명이 등록했다. KAMA 측도 이례적이라며 온라인 등록 사이트를 조기에 닫아야 했을 정도라고 했다. KAMA 학술대회는 주로 미국에서 진행되며 50주년인 올해는 서울 신라호텔에서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열린다.

KAMA 존 원(John H. Won) 회장는 50주년 학술대회(Conference 2024 Annual KAMA Scientific Convention) 첫날인 2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상황을 설명하며 "한국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미국 진출이나 미국 의료 상황에 대해 관심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원 회장은 "지금 한국 의료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에 깊이 공감하고 그 아픔을 공유한다"며 "문제가 조속히 해결돼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조속히 복귀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했다.

앤서니 최(Anthony Choi) 학술이사는 “이번 학술대회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의대생과 전공의의 트레이닝을 돕는 것”이라며 “한국 의료계가 겪고 있는 문제로 이들의 커리어가 중단됐고 이로 인한 절망감도 느끼기에 학술대회 프로그램을 통해 희망을 갖고 어려움을 극복해 다시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의료 분야의 협업’(Collaboration in Healthcare)을 주제로 ▲신종 감염병과 관리 ▲백신 접근 ▲글로벌 보건 ▲정신건강과 웰니스 ▲인공지능 ▲정밀의학 ▲종양학 분야 ▲공중보건에서의 자살 문제 등을 다룬다.

재미한인의사협회(KAMA)가 지난 2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50주년 기념 ‘2024 연례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청년의사).
재미한인의사협회(KAMA)가 지난 2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50주년 기념 ‘2024 연례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청년의사).

KAMA 찾은 여야 의원들…"의료 위기 공론화해 방법 찾아야"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의사 출신 여야 의원들은 의대 증원 정책을 비판하며 정부가 조속히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차지호 의원은 “의대생 45%가 해외에서 수련을 받거나 일을 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며 “이는 굉장히 열악한 개발도상국에 있는 의사들이 주로 해외에서 근무하고 싶어 하는 수치와 비슷하다. 이 자체로 (우리나라가) 위기다. 슬프다”고 했다.

차 의원은 “가난한 나라에서 의사 수를 통제하려는 노력들을 많았는데 결국 그렇게 되면 의사들이 떠난다”며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때 우리가 가진 여러 자산들이 해외로 나갈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빠르면 5년, 10년 안에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붕괴 직전까지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 의원은 “앞으로 결과는 뻔하다. 지금보다 사태가 더 악화될 수 있다. 더욱이 내년 의사국가시험을 통해 신규 의사 3,000명이 나와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300명 정도로 떨어질 것”이라며 “공론화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은 의대생들의 휴학을 정부가 명확한 근거 없이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국가가 개인에 대해 어디까지 개입하고 무엇까지 강제할 수 있는지 본질적인 질문부터 해야 한다”며 “개인이 휴학 계획을 제출한 상황에서 명확한 근거 없이 국가가 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개인의 시간과 비용, 그 외에 사회적인 것들을 낭비하고 있게 만들고 있다. 정당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번 KAMA 학술대회를 통해 다른 나라 의사들이 어떤 방식으로 정부와 소통하고, 사회적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풀어 나가고 있는지 소통하고 좋은 방법을 찾아나갈 필요가 있다”며 “좋은 논의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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