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 환자 줄었지만 진료비 40%↑…수가 인상 한계 드러나

분만취약지 지원 정책이 시행에도 분만 가능한 의료기관은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분만취약지 지원 정책이 시행에도 분만 가능한 의료기관은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분만 가능한 의료기관이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최근 5년 새 분만 가능한 의료기관이 2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장종태 의원이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20년부터 2025년 6월까지 분만 실적이 있는 산부인과가 26.4%인 125곳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산부인과가 53곳(3.9%)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훨씬 가파른 감소세다.

지역별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행정안전부 기준 전국 250개 시·군·구 분만 기관 현황을 전수 분석한 결과, 올해 6월 기준 분만 가능한 의료기관이 단 한곳도 없는 시·군·구는 77곳(30.8%)에 달했다.

분만실이 1곳뿐이라 폐업 시 곧바로 분만 취약지가 될 위기에 놓인 지역도 60곳(24.0%)이었다. 지난 2020년 분만기관이 없던 지역은 60곳이었으나, 5년 새 17개 지역에서 추가로 분만실이 사라진 것이다.

정부는 분만 인프라 붕괴를 막기 위해 2023년 말부터 지역·안전정책수가 등을 도입해 분만 수가를 대폭 인상했다. 그 결과, 분만환자 수는 2020년 27만명에서 2024년 23.6만명으로 12.6% 감소했지만, 분만 관련 총 진료비는 5,618억원에서 7,015억원으로 24.9% 늘었다. 환자 1인당 진료비가 208만원에서 297만원으로 42.8% 급증했다.

장 의원은 "통계는 수도권과 대도시를 제외한 지역의 필수의료 붕괴가 얼마나 심각한지, 또 정부의 대책이 재정 투입에만 머물러 있다는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단순히 수가를 올려주는 방식은 기존 인프라 붕괴 속도를 늦출 뿐 사라질 분만실을 떠나간 의료진을 되돌릴 수 없다"면서 "분만 취약지에 대해 지역 공공산후조리원과 연계한 '공공산부인과'를 고려하는 등 지역 필수의료인력 확보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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