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중입자치료기 1대 추가 총 3대 가동
두경부암·골육종암 등 치료 암종 확대
암 치료 후 삶의 질 포괄 ‘통합 암 치료 플랫폼’ 현실화

연세암병원 최진섭 원장은 지난 1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정밀의료를 통해 암 치료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했다(사진제공: 연세의료원). 
연세암병원 최진섭 원장은 지난 1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정밀의료를 통해 암 치료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했다(사진제공: 연세의료원).

세브란스병원 연세암병원이 올해 하반기 중입자치료기를 기존 2대에서 3대로 확대 가동에 나선다. 중입자치료기 국내 도입 2년만이다. 이에 따라 치료 암종도 전립선암, 췌장암, 간암, 폐암에서 두경부암, 골육종암 등으로 확대한다. 더불어 암 진단 전 단계부터 치료 후 회복과 삶의 질까지 포괄하는 ‘전 생애주기 암 케어’ 본격화에 나선다.

연세암병원 최진섭 원장은 지난 17일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반기 중입자치료기를 완전히 가동하며 신약 치료, 중개연구, 다학제 진료, 로봇수술 등 전 방위 암 치료 시스템을 갖추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정밀의료를 통해 암 치료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최 원장은 지난 2023년 6월 중입자치료기 도입 이후 변화한 폐·간·췌장암 등 3대 난치암 치료 성적을 공개하며 전 방위 암 치료 시스템 구축 로드맵을 공개했다.

연세암병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에서 2019년까지 5년간 국내 폐암 상대적 생존율은 34.7%인 반면 연세암병원 상대 생존율은 43.7%로 9.0%p 높았다. 같은 기간 국내 간암 상대 생존율은 37.7%, 연세암병원은 39.9%로 2.2%p 차이를 보였다.

특히 췌장암은 다양한 신약·항암치료를 통해 생존율을 크게 높였다. 지난 1996년부터 2000년까지 상대 생존율은 8.8%였으나, 2015년부터 2019년까지 16.5%로 2배 가까이 높였다. 현재 췌장암 신약·항암치료에 120명의 임상시험 전문가들이 참여해 연간 400건 이상의 글로벌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연세암병원은 하반기 중입자 갠트리(회전형 치료기) 1대를 추가해 총 3대를 가동하며, 두경부암, 골육종암 등으로 치료 암종을 확대한다. 올해 연말 중입자 갠트리 1대를 더 추가해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환자들은 중입자치료를 받기 위해 평균 2~3개월을 대기하고 있다.

최 원장은 “우리나라 환자들이 일본까지 가서 1~2억원을 들여 치료하면서도 (언어 장벽으로 인해) 치료 효과나 부작용 등에 대한 설명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중입자치료센터 건립을 시작했다”며 “고정빔 치료기를 통해 전립선암 528명, 회전형 치료기를 통해 췌장암 100명, 간암 17명, 폐암 30명을 치료했다”고 말했다.

연세암병원은 그간 쌓아온 임상·연구 노하우를 바탕으로 난치암 정복을 위해 치료 시스템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기존의 치료 방법들과 중입자치료 병용을 통해 최적의 치료 프로토콜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또 국소진행성 환자 중 중입자치료가 어려웠던 환자군에 대한 적용을 확대하고 소수전이암 환자에서도 치료 성과를 높이기 위해 중입자치료 적용도 고려하고 있다.

난치암 극복을 위한 신약 임상시험과 중개연구도 확대한다. 지난 2014년 신약 임상전용 병동을 개소한 후 꾸준히 면역·표적항암제 등 임상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5세대 다빈치 로봇수술기 추가 도입을 통해 외과적 치료 역량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암 빅데이터 플랫폼 ‘CONNECT’를 활용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금웅섭 중입자치료센터장(방사선종양학과)은 “초기 투자비용이 크다보니 (중입자치료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지 못한 한계가 있다”며 “암 치료에 도움 될 만한 환자를 선별해 치료하고 있다. (앞서 중입자치료를 시작한) 일본의 프로토콜 경험들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는 연세만의 프로토콜을 만들어 가며 치료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특히 연세암병원은 암예방센터, 암지식정보센터, 개인맞춤치료센터, 흉터성형레이저센터, 완화의료센터 등 5대 특화센터를 중심으로 암 진단 전 단계부터 치료 후 회복과 삶의 질까지 포괄하는 통합 암 치료 시스템을 본격 운영한다.

최 원장은 “암 치료는 단순히 수술이나 항암치료로 끝나지 않는다. 진단 직후 공포와 불안, 치료 과정의 부작용, 치료 종료 이후 회복과 재발 관리, 말기 환자의 삶의 질 유지까지 암 환자들이 겪는 전 과정은 통합된 지원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며 “앞으로 세계적 수준의 연구·치료 플랫폼을 발전시켜 환자들이 최상의 의료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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