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중 원장, 번아웃된 병원 “PA 활용한 효율적 시스템 구축”
‘수술 잘 하는 병원’ 청사진 공개…3층 규모 수술동 신규 건립
한양대병원이 중증·응급·희귀질환 치료 역량 강화에 집중한다. 하지만 의료 인력이 문제다. 사직 전공의들이 복귀하더라도 근무시간 단축 등 바뀌는 수련환경에 대비한 인력 운용이 필요하다. 한양대병원은 진료지원인력(PA)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한양대병원 이형중 원장은 22일 한양종합기술연구원에서 열린 개원 5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의정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증·응급·희귀질환 중심으로 치료 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다”며 PA 간호사를 활용한 인력 운용 방안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이야기했다.
이 원장은 “병원장 연임 후 직원들을 직접 만나봤더니 공통적으로 나오는 이야기가 중·장기적으로 병원을 이끌어갈 랜드마크가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들이 많았다”며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의료 환경 속에서 우리 병원의 미래를 보여줘야 한다”이라고 했다.
이 원장은 “전공의들이 언제 (병원으로)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입장”이라며 “뉴 노멀(New normal) 상황이다. PA 간호사가 있는 상태에서 최대한 효율적이고 내부 불만 없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한양대병원은 PA 간호사 채용 이후 의료 현장 업무 부하가 감소했다고 한다. 김희진 기획조정실장(신경과)은 “교수 1인당 PA 간호사는 0.8명 수준이다. PA 간호사 트레이닝 기간을 거쳐 이제 현장에 세팅 됐다”며 “PA 간호사 투입 후 (업무) 로딩이 많이 줄어 중증환자를 원활하게 볼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수술 잘 하는 병원’ 미래 청사진 공개…“일류 병원 만든다”
한양대병원은 암, 심뇌혈관, 응급질환 등 고난도 중증질환 치료 역량 강화를 위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내과 잘하는 병원’에서 ‘수술 잘 하는 병원’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 신관을 허물고 그 자리에 3층 높이의 수술동을 새롭게 구축한다.
이 원장은 “지난 임기동안 병원 환경과 조직 문화를 개선함과 동시에 진료 역량 향상에 힘써왔다”며 “올해는 구성원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사업 안착과 병원 미래 발전을 위한 사업을 하나씩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올해 임기 3년째를 맞았다.
이 원장은 “앞으로 첨단 수술 시스템을 적용한 스마트 수술동을 구축해 중증 환자에게 최적화된 수술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며 “24시간 수술이 가능한 시스템과 심뇌혈관센터 등을 통해 중증·응급 수술을 잘 하는 병원으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병원이 오래되다보니 시술실이나 수술실 등이 따로 떨어져 있다. 이를 합칠 예정”이라고 했다.
암 환자 치료 역량 강화를 위한 장비 도입도 예정돼 있다. 권역응급의료센터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응급의학 전문의 확보, 최신 의료 장비 도입 등 내실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이 원장은 “암 센터는 14개 세부 전문센터로 구성됐다. 의료진의 유기적 진료와 최신 로봇 수술 장비, 첨단 방사선 치료 기 등을 통해 중증 암질환 완치에 도전한다”며 “올해 추가 도입한 다빈치 SP에 이어 고사양 MRI, CT 장비도 새롭게 도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응급환자 대응 역량과 치료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에 대응해 유기적 다학제 협진이 필요한 질환에 대해서는 진료과 융합형 클리닉과 센터를 신설할 계획이다. 이비인후과와 성형외과가 협진하는 두경부재건 클리닉, 외과와 성형외과가 협진하는 유방재건 클리닉 등은 환자 맞춤형 진단과 치료로 만족도가 높다는 게 병원의 설명이다.
이 원장은 “각 진료과 고유 특성을 살리면서도 융합 진료를 실현해 새로운 의료 가치를 창출하겠다”며 “규모나 실적만이 아니라 환자와 의료진 모두 신뢰할 수 있는 지속적으로 혁신하고 발전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일류 병원으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연구중심병원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한양대병원은 올해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되지 못했다.
이 원장은 “연구중심병원에 신청했지만 떨어져 실망이 컸다. 교수들 연구를 하나로 묶는 거버넌스 작업 자체가 어려웠다”며 “포기할 수 없다. 연구중심병원 시스템 유무로 병원 차별화가 이뤄질 것이다. 연구중심병원 시스템 구축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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