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태 오 미국 UCB 피부과 메디컬 솔루션 리드
“IL-17A 단일 억제제보다 높은 완전 관해율과 지속성 확인”
“빔젤릭스로 전환 시 기존 투약군과 유사한 치료 효과 보여”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건선은 단순한 피부질환을 넘어 신체적·심리적으로 환자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분류된다. 육안으로 드러나는 병변은 사회적 고립감과 수치심을 유발하며, 자존감 저하와 우울, 불안을 유발하는 등 정신건강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또한 건선이 심화될수록 건선성 관절염,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 자가면역질환의 동반 발병 위험도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러한 질환 기전의 중심에는 종양괴사인자 알파(TNF-α), 인터루킨(IL)-17, 인터루킨-23 등 특정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존재하며, 생물학적제제는 이들 인자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치료적 이점을 제공하고 있다. 이 중 IL-17 및 IL-23 억제제는 제2세대 생물의약품으로 분류되며, 최근에는 IL-17A와 IL-17F를 동시에 억제하는 기전의 새로운 치료제인 ‘빔젤릭스(성분명 비메키주맙)’가 등장했다. 빔젤릭스는 국내에서도 2024년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중등도~중증 판상 건선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빔젤릭스는 IL-17A뿐 아니라 IL-17F까지 이중으로 억제하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제로, 빔젤릭스의 임상적 유효성은 다수의 글로벌 3상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됐다. 빔젤릭스는 ‘우스테키누맙’, ‘아달리무맙’, 심지어 같은 IL-17 억제제인 ‘세쿠키누맙’과 비교에서도 우수한 완전 관해율(PASI 100)을 보였으며, 치료 효과 발현 속도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본지는 미국 UCB에서 피부과 분야 의학 전략을 총괄하는 태 오(Tae, Oh) 박사를 만나 빔젤릭스의 차별화된 기전, 미국 현지의 임상 경험과 반응, 그리고 한국 출시에 따른 기대효과에 대해 들어보았다.

미국 UCB 태 오(Tae, Oh) 피부과 메디컬 솔루션 리드.
미국 UCB 태 오(Tae, Oh) 피부과 메디컬 솔루션 리드.

- 한국에서는 지난해 8월 빔젤릭스가 판상 건선 치료에 승인됐다. 비교적 최근 도입된 치료옵션인 만큼 빔젤릭스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달라.

빔젤릭스는 지금까지 허가된 건선 치료제들과 비교해 기전 측면에서 특별함이 있다. 빔젤릭스는 인터루킨-17A와 17F 모두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해당 기전으로 허가받은 치료제는 빔젤릭스가 최초이며 유일하다. 지난 2021년 유럽 의약품청(EMA)의 첫 허가를 시작으로 현재 전 세계 45개 국가에서 허가를 받았다. 미국에서는 2023년 10월에 판상 건선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탄탄한 3상 연구들도 빔젤릭스의 특별함에 한몫한다. 주요 경쟁 제품인 우스테키누맙, 아달리무맙, 세쿠키누맙에 대해 헤드 투 헤드(직접 비교) 방식으로 임상 연구가 진행됐고, 이 결과 모두 유의미한 임상적 우위를 얻었다. 이를 비롯해 지난 5년 반 사이 상당히 많은 빔젤릭스 데이터가 새롭게 생성됐고, 그 결과들을 여러 주요 학회에서 발표할 수 있었던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최근에는 미국피부과학회(AAD)에서 공개 연장연구 5년 데이터를 발표했는데, 실제 건선 치료에서 5년이라는 기간은 상당히 중요한 기점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빔젤릭스로 치료하는 환자가 약 5만 명 이상이고, 미국의 경우 허가 받은 지 1년이 조금 넘었는데 벌써 9,000여 명 가까운 환자들이 빔젤릭스로 치료받고 있다.

- IL-17A 및 IL-17F 이중 억제 기전을 개발하게 된 배경과 이로 인해 기대할 수 있는 치료 효과에 대해 설명해 달라.

많은 제약사들이 IL-17A를 타깃으로 한 억제제 개발에 집중해 왔다. 익세키주맙, 세쿠키누맙 등이 그 예다. UCB는 건선의 병리학적 특징을 분석하며 보다 나은 치료 효과를 얻기 위해 무엇을 표적으로 삼을지 연구했고, 기존에는 간과됐던 IL-17F에 주목하게 됐다.

IL-17F는 그간 IL-17A보다 효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간주됐지만, 실제로는 체내에서 훨씬 많이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IL-17A만 억제할 경우 강한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으나, IL-17F를 방치하면 염증 반응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IL-17A와 IL-17F를 모두 억제할 수 있도록 기존 분자인 빔젤릭스를 아미노산 수준에서 최적화해, 이중 억제 기전을 갖춘 치료제로 개발했다. 그 결과, 보다 포괄적인 염증 조절이 가능해졌다.

빔젤릭스의 IL-17A와 IL-17F 이중 억제 시 얻게 되는 임상 효과를 가장 잘 보여주는 연구가 ‘BE RADIANT’다. 이 연구는 대조약을 IL-17A 억제제 세쿠키누맙으로 설계했기 때문에 IL-17A 억제 대비 IL-17F를 추가로 억제했을 때의 효과를 극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고, 대조군과의 비교에서 빔젤릭스의 우월한 치료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 그렇다면 빔젤릭스의 치료 효과 지속성은 어떠한가.

앞서 올해 미국피부과학회(AAD)에서 5년 데이터를 발표했다고 했는데(153명의 미국 및 캐나다 환자를 대상으로 한 BE BRIGHT 연구의 두 번째 연장 연구에서 5년 차에 88.5%의 환자가 PASI 90 달성, 76.9%의 환자가 PASI 100 달성), 이것이 결국 치료 효과의 지속성을 나타내는 하나의 지표가 되는 것이고, 많은 환자들이 그때까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이러한 이중억제 기전으로부터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 추적 과정에서 일부 환자 이탈 등 변수는 있었지만, 동일 조건의 타 약제들과 비교했을 때 이 정도의 지속 데이터는 보고된 바 없으며, 빔젤릭스의 치료 지속성이 매우 우수하다는 점을 입증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 IL-23 억제제나 경구 치료제들과 비교했을 때, 빔젤릭스가 갖는 차별점과 강점은 무엇인가.

빔젤릭스는 건선 치료의 세 가지 핵심 요건인 치료 반응 속도, 유효성, 효과 지속성을 모두 충족하는 생물학적제제다. 이는 생물학적제제의 전반적인 장점이라 할 수 있지만 실제 이 세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는 제제는 없었다. IL-23 억제제는 유효성과 지속성 면에서 강점이 있지만 치료 반응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며, IL-17A 억제제는 빠른 반응 속도와 유효성은 확보했으나 장기 지속성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빔젤릭스는 두 계열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유지 요법 기준으로 2개월 간격 투여가 가능해 투약 편의성 면에서도 IL-23 억제제 수준에 근접한다. 경구 제제인 ‘듀크라바시티닙’은 치료 기전의 양상에 차이가 있으며, 치료 효과가 중등도 수준에 그쳐, 중등도-중증 건선 치료의 최신 기준에는 약간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미국에서 빔젤릭스가 출시된 이후 의료진과 환자들로부터 어떤 반응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미국 출시 후 약 1년 만에 IL-17 억제제 시장에서 빔젤릭스의 점유율은 25%에 도달했다. 현재까지 5,000명 이상의 미국 피부과 전문의가 9,000명 이상의 환자에게 빔젤릭스를 처방했고, 민간 보험, 메디케어, 메디케이드를 포함한 보험 시스템 내에서 약 80%의 환자가 급여 혜택을 받고 있다.
실제 임상 환경에서는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RCT)보다 더 빠르고 우수한 반응이 보고되고 있으며, 특히 미국 피부과 의사들은 빠른 치료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미충족수요, 혹은 미충족수요가 있는지 몰랐던 부분까지 충족시켰기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한 피부과 전문의는 72시간 이내에 피부 병변이 현저히 개선된 환자 사례를 논문으로 보고했고, 해당 증례는 ‘Journal of Drugs in Dermatology’에 게재돼 판상 건선 치료 속도 면에서 최단 기록으로 남아 있다.

- 빔젤릭스의 유지요법 기준 투약 주기인 2개월이 건선 치료에 있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미국건선재단(National Psoriasis Foundation) 조사에 따르면, 투약 주기 관련 환자 선호도에서 두 달이냐 세 달이냐는 환자들의 선호도에 있어 사실상 큰 차이가 없었고, 주간 또는 격주 투여 제제보다 월 1회 혹은 2~3개월 간격으로 투여하는 치료제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다만, 여기에는 해당 약제가 그 기간 동안 계속해서 약효를 잘 유지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빔젤릭스는 2개월 간격 투여가 가능하면서도 약효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리얼월드데이터(RWD)를 확보하고 있다. 반면, 세 달 간격으로 투여하는 일부 약제는 처음에는 효과가 좋게 나타나다가 다음 약을 투여하러 가기 직전 효과가 떨어지는 ‘시소 효과(seesaw effect)’ 보고된다.

- IL-17 억제제에서 칸디다증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빔젤릭스는 이러한 안전성 우려로부터 자유로운가.

피부과 의사들이 IL-17 억제제 사용 시 주요 우려사항으로 꼽는 것은 구강 점막을 넘어 식도까지 확산되는 중증 구강 칸디다증이다. 이러한 중증 사례는 치료 중단이 필요하고 환자의 일상적인 식음 활동에도 상당한 지장을 초래한다.

빔젤릭스의 경우, 킨디다증이 발생하더라도 대부분 경증에서 중등도 수준에 그치며, 식도까지 확산된 중증 사례는 매우 드물었다. 실제 임상 환경에서는 임상시험보다 발생률이 더 낮게 나타났고, 일반 항진균제로 수일 내 조절이 가능했다. 재발률 또한 낮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환자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 건선 치료에 있어 단순한 병변 개선을 넘어 삶의 질 향상도 중요한 목표인데, 빔젤릭스는 환자의 삶의 질 측면에서 어떤 혜택을 제공하나.

피부가 임상적으로 깨끗해졌더라도 가려움증이나 발적 등 주관적 증상이 남아 있으면 환자의 삶의 질은 크게 향상되지 않는다. 빔젤릭스는 피부과 삶의 질 지수(DLQI) 평가에서 치료 1년 시점에 환자의 75%가 DLQI 0 또는 1을 달성했는데, 이는 건선이 자신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적거나 전혀 없음을 의미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효과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개선돼 5년 시점에는 그 비율이 87%까지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는 절대다수의 환자들이 더 이상 건선으로 인해 옷을 고르거나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제약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한 것이기 때문에 UCB는 이에 대해 매우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미국 피부과 의사들은 환자들의 삶의 질을 임상적 효과 못지않게 중요시한다. 때로는 피부 상태가 완전히 깨끗하지 않더라도 환자가 현재의 삶의 질에 만족한다면 치료제를 바꾸지 않고 기존 치료제만 쓰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따라서 완전한 피부 개선과 더불어 DLQI도 같이 고려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건선 치료에서 약물 반응이 저하될 경우 약제를 교체하는 경우가 많다. 타 약제에서 빔젤릭스로 전환했을 때의 임상적 반응은 어떠했나.

TNF-α 억제제인 아달리무맙에서 빔젤릭스로 전환한 임상 결과를 보면, 환자들은 8주 이내에 빔젤릭스 초기 투여군과 유사한 치료 반응률을 보였다. IL-17A 억제제인 세쿠키누맙에서 빔젤릭스로 교체한 ‘BE RADIANT’ 연구에서는 48주차에 PASI 100을 달성한 환자 비율이 세쿠키누맙군 53%, 빔젤릭스군 75%였으며, 세쿠키누맙에서 빔젤릭스로 교체 시 8~10주 이내에 PASI 100 달성률이 초기 투여군과 유사한 약 75%에 도달했다. 이는 IL-17A·IL-17F 이중 억제가 IL-17A 단독 억제 대비 기전적 우위를 가지며, 전환 시에도 강한 치료 반응을 보인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현재 IL-23 억제제 치료 실패 환자가 빔젤릭스로 전환했을 때의 효과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예상으로는 내년 하반기 정도에 데이터가 나올 것으로 보이나, 현재 피험자 모집 단계에 있어 정확한 시점을 확정하기는 어렵다. 이 연구는 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게 빔젤릭스가 어떤 치료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한국에서는 지난해 대한건선학회가 두피, 손발톱 등 특수 부위 병변에 대한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한 전문가 합의안을 발표한 바 있다. 특수 부위에서 빔젤릭스의 효과가 입증된 데이터가 있는가.

두피 병변의 경우, 빔젤릭스를 투여한 환자 중 70~80%가 완전한 병변 소실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스테키누맙과의 비교에서도 빔젤릭스군이 72%(우스테키누맙 52%)로 더 높은 반응률을 보였고, 2년 이상 해당 상태를 유지한 환자 비율도 80~93%에 이르렀다. 손톱 병변의 경우, 손톱이 다시 자라나는 데 시간이 오래걸리는 특성상 평가가 까다롭지만, 빔젤릭스 치료군의 54~65%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호전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특수 부위 병변에 있어서도 빔젤릭스가 유의미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빔젤릭스가 언제쯤 한국에 출시될지 궁금하다. 출시 후 빔젤릭스가 국내 건선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임상적 혜택은 무엇인가.

연내 한국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빔젤릭스는 빠른 효과 발현, 높은 치료 유효성, 장기적인 효과 지속성이라는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치료제로, 한국 건선 환자에게도 의미 있는 옵션이 될 수 있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치료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최적의 약제를 투여할 수 있는 근거 기반을 제공받을 수 있다. UCB는 한국 의료진이 보다 정확한 치료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계속해서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 건선 치료는 초기에 강력한 약제를 활용한 개입이 중요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처럼 약제를 순차적으로 사용하는 제도 하에서 조기 개입의 필요성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각 국가별로 급여체계가 다르고, 치료 경로 등 급여 기준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다만 미국에서 진행된 리얼월드 연구만 보더라도 조기 적절하게 질병을 조절하는 것이 얼마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매우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결국 조기에 질환을 더 잘 조절할수록 건선성 관절염 등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치료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 향후 계획된 빔젤릭스 임상 연구가 있다면.

리산키주맙에 대한 헤드 투 헤드 연구를 기획 중으로, 중등도에서 중증 수준의 건선성 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대상을 이렇게 정한 이유는 IL-17A·IL-17F 이중 억제제와 IL-23 억제제 간의 효과 차이를 입증하는 것 외에도 환자들에게 안전성을 기반으로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과학적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또 향후에는 반응이 뛰어난 환자를 조기 선별해 ‘언드럭 리미션(undrug remission, 약물 중단 후 관해)’ 가능성을 평가하는 정밀의료 연구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 ‘우수 반응자(Super Responder)’ 개념과 관련해, 빔젤릭스가 이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돼 있나.

이미 각 회사들이 자사 약제를 기준으로 한 우수 반응자의 정의를 밝혔기 때문에 UCB도 이번 AAD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우수 반응자의 정의를 발표했다. 빔젤릭스는 PASI 90, 100 달성률이 높은 약제로, 일반적으로 설정된 기준을 충족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수 반응자들이 결국 치료를 중단해도 재발하지 않는 ‘관해’로까지 갈 수 있느냐다. 이에 대한 빔젤릭스의 역할 또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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