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환우회, 골수검사 경험 설문조사
전문간호사 골수 검사에 찬성 40% 반대 50%
골막천자 등 골수검사 경험이 있는 백혈병 환자 10명 중 6명은 골수검사를 의사만 할 수 있는 행위라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문 교육을 받은 전문간호사가 의사의 지도 하에 골수검사를 시행하는 것에는 40%가 찬성했다.
한국백혈병환우회는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8일까지 골수검사를 받은 적이 있는 백혈병·혈액암 환자 354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골수검사 관련 실태와 환자 경험 설문조사 결과를 17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60.5%인 214명이 골수검사를 의사만 할 수 있는 절대적 의료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의사가 지도·감독하면 전문간호사도 할 수 있는 진료보조행위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33.9%(120명)이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5.6%(20명)였다.
또 ‘골수검사 관련 교육과 수련을 받고 의사의 지도·감독을 받으면 전문간호사도 골수검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찬성하는가’라는 질문에는 39.3%(139명)이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49.4%(175명)였다. 11.3%(40명)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지난 2월 27일부터 정부가 시행한 ‘진료지원인력(PA) 시범사업’의 지침상 전문간호사도 골수 천자 등 골수검사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시범사업 시행 후 전문간호사로부터 골수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이 시범사업 전보다 준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에게 시범사업 이후 의사가 아닌 전문간호사에게 골수검사를 받은 적이 있는지 묻자,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은 2.5%(9명)에 불과했다. 반면 84.2%(298명)는 전문간호사에게서 골수검사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3.3%(47명)이었다. 이는 시범사업 이전에 전문간호사로부터 골수검사를 받아본 적이 있다는 응답(5.9%)보다 낮은 수치다.
백혈병환우회는 그 이유로 서울아산병원 전문간호사 골막 천자 사건을 꼽았다.
백혈병환우회는 “서울아산병원 전문간호사 골막 천자 사건의 2심인 형사법원이 1심 판결을 뒤집고 서울아산병원에 유죄를 선고했다"며 "(시범사업 기간이)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앞둔 시기였다는 점에서 병원이 전문간호사가 아닌 전공의·전문의에게 골수검사를 시행하도록 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했다.
백혈병환우회는 골수검사로 환자가 겪었던 불편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골수검사를 한 번에 성공하지 못하고 여러 번 받은 적이 있는지 물었을 때, 61.9%(219명)가 한 번에 성공했다고 답했다.
반면 38.1%(135명)는 검사를 여러 번 받은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들에게 검사를 총 몇 번 받았는지 물었을 때, 50.4%는 2회 만에 성공했다고 했으며, 3회 만에 성공했다는 응답은 27.4%, 4회 이상 받았다는 응답은 22.2%였다. 골수검사를 실패한 후 다른 의료진으로 교체된 적이 있다는 환자는 50.4%였으며, 49.6%가 골수검사를 실패한 의료진이 계속 시도했다고 했다.
백혈병환우회는 “백혈병·혈액암 등 중증질환자는 의사의 의료행위에 대한 절대적 신뢰가 강한 경향을 보인다”며 “그러나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전문의와 진료지원간호사가 골수검사 등 침습적 검사를 시행하는 상황을 경험하며 예상과 달리 골수검사를 의사만 할 수 있다는 응답은 60%에 불과했다”고 했다.
이어 “골수·요수·복수천자 등 환자에게 통증이 심한 침습적 검사 행위는 환자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크다”며 “숙련도가 부족한 전공의로부터 환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수련병원에서는 수련의 대상인 환자의 안전과 인권을 보장하는 가이드라인과 매뉴얼을 만들어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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