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출석한 박민수 차관 “증원 필요성 인정하지 않아”
‘의새’ 논란 “발음 새서…의도 갖고 한 표현 아냐” 재차 해명
의협 임현택 회장 “이번 사태 복지부 공무원들이 만들어”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의사 증원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료계 대원칙 아래 논의 자체가 어려워 증원 규모를 미리 상의할 수 없었다고 했다(ⓒ청년의사).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의사 증원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료계 대원칙 아래 논의 자체가 어려워 증원 규모를 미리 상의할 수 없었다고 했다(ⓒ청년의사).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미리 상의할 수 없었던 이유는 의료계에 있다고 했다. 의사 증원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료계 대원칙 하에서는 논의 자체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진행한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서 의대 정원 증원 규모 결정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묻는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백 의원은 “(2월 6일 발표 전까지) 회의를 수차례 했다는데 한 번도 언론에 나온 적 없다”며 “지난 2월 1일부터 6일 사이 대략적으로다 몇 번, 어떻게, 누가 모여 무슨 논의를 했는지 답해 달라”고 질의했다.

이에 박 차관은 “(논의) 과정은 머릿속에 다 있다. 그러나 의료계와 대화는 진척이 매우 어려웠다. 증원 필요성 자체에 대해 (의료계가)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지부진하다보니 언론에서도 (증원 규모에 대한) 추정 보도가 많았다”고 답했다.

박 차관은 “금년 1월 공문으로도 요청한 바 있다”며 “이 때 시민단체 등에서 의견을 제시했지만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숫자에 대한 답변이 없었다. 정부가 모든 관련 단체에서 요구한 숫자들을 종합해 최종 의사결정을 한 것”이라고 했다.

또 박 차관이 과거 ‘의사’를 비하하는 표현으로 쓰이는 ‘의새’로 발음한 게 협상과정에서 의료계와의 신뢰를 깨는 행위였다는 백 의원의 지적에 대해 “발음이 샌 것”이라며 재차 해명했다.

당시 박 차관의 발음 실수에 의사들은 ‘의사’와 ‘새’를 합성한 일러스트를 SNS 프로필 사진으로 바꾸는 일종의 ‘밈’(meme)이 번지기도 했다.

박 차관은 “그런 뜻인 줄 몰랐다. 실수가 맞다. 즉시 유감을 표명했다. 그 표현은 장관도 실수를 했는데 의료계 인사 중 의협 대변인을 했던 주수호 위원장도 발언 중 그런 표현을 한 적 있다. 의도를 갖고 한 표현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날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의협 임현택 회장은 지금의 의·정 사태를 만든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했다.

임 회장은 “이번 사태는 의사들이 만든 사태가 아니라 멀쩡하게 잘 돌아가고 있는 시스템을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복지부 차관과 복지부 공무원들이 만든 사태”라고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개최한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청년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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