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차 춘계학술대회’ 열고 다양한 방안 논의
대한피부과학회(회장 강훈)가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부산롯데호텔에서 ‘제75차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춘계학술대회에선 국내외 370명의 피부과의사들이 최신 연구결과와 최신 지견을 공유하고 피부 건강 증진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담긴 피부과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에 관한 토론이 진행되기도 했다.
학술대회 첫 날인 17일에는 ‘대한민국 피부과 전문의의 역할과 중요성’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전문가들의 토론과 발표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박현미(고려의대 의학교육학교실) 교수는 사회주의 의료시스템으로 알려진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장점과 문제점을 설명하며, 현재 한국 의료시스템의 고질적인 문제로서의 저수가, 높은 전공의 의존도, 그리고 의료사고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 등에 대한 영국과의 사례 비교를 통해 의료시스템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광준 원장(클린업피부과)과 황성주 원장(황성주털털한피부과의원)은 피부과의 고유 영역과 불법 미용시술 등에 대한 실태와 개선방안을 이야기했다. 성현철 원장(닥터스피부과)은 대학병원에서 피부과 전문의 수련을 받지 않은 일반의가 최근 SNS를 통해 피부과 의사를 사칭, 홍보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현재 의료법상 의료기관명의 진료과목에 제한 없이 ‘피부과’를 기재할 수 있어 실제로 피부질환을 진료하지 않는 의료기관이 일반인들에게 피부과로 인식되고 있는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둘째 날인 18일에 진행된 토론에서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담긴 피부과 관련 문제점을 논의했다. 오창근 원장(오즈피부과)은 피부암, 아토피, 백반증 등을 치료하는 전문과인 피부과가 미용 피부만을 치료하는 과로 오인되는 상황에서 피부과와 미용 일반과를 구분하거나 진료과목을 제한하는 등의 개선 방안을 제안했다.
이어 윤석권 교수(전북대병원 피부과)는 피부과 의사 2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일반의를 포함한 타과 의사들의 피부과 의사 둔갑 또는 사칭 문제의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 대부분(91.1%)이 비전문의가 피부과 의사를 사칭하는 것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그로 인해 레이저, 보톡스, 필러 같은 피부미용 관련 부작용을 경험하거나(86.7%), 피부미용 관련 사고(47.6%), 보험질환 관련 부작용(63.9%), 보험질환 관련 사고(18.0%)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그 중 가장 많은 예는 피부암을 오진해 레이저 치료를 반복하다가 암이 악화된 경우였다. 윤 교수는 비전문가에게 미용 의료시술 자격을 확대하려는 정책의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피부과학회 홍보이사 김동현 교수는 현재 인기 과인 피부과도 의사가 부족해지면 필수 의료가 될 것이며, 임상적 중요성으로 삶의 질에 매우 큰 영향을 주는 피부과는 필수 의료라고 주장했다.
이시형 교수(서울대병원 피부과)는 문신사법과 불법 미용 시술의 합법화에 따른 의료 윤리 문제를 제기했다. 또 조항래 피부과 의사회 회장은 불법 미용 시술과 간호법의 관계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의료 환경에서의 법적 쟁점을 살폈다.
대한피부과학회 강훈 회장은 “이번 토론회는 피부과의 전문성과 피부과 전문의의 정체성을 논의함으로써 피부과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관련 의료정책 방향을 바로잡고자 마련한 자리”라며, “우리 학회는 피부과의 중요성과 피부과 전문의의 차별화된 위상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대한민국의 피부 건강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건선에 바이오시밀러 효과는?…삼성에피스, 연구 발표
- 의대 증원 발표 다가오자 ‘전운’ 감도는 의료계
- 제14대 대한피부과의사회 조항래 회장 취임
- 피부과학회, 옴 진료지침 마련…"신속·정확한 치료 필요"
- 국민참여재판서 비의료인 문신시술 유죄…醫 ‘환영’
- 22대 국회서도 고개 든 ‘문신사법’…비의료인에 허용될까
- 전기마사지기로 '체외충격파 치료' 홍보 업체, 행정지도 조치
- 한의사 피부미용에 칼 뺀 의협 "직업 윤리 망각…고발"
- 돌아온 '문신사법'에 의협 "대중화되면 위험성 낮아지나" 직격
-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 “문신사법, 22대 국회서 통과시키겠다”
- 醫 '문신사법' 강력 대응 예고…"다음엔 '필라테스법' 나올 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