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서울성모 등 전공의 사직자 이어져
"폭풍전야" 개별 사직에 병원 현황 파악도 어려워
'빅5'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기 시작했다. 앞서 전원 사직을 예고한 20일보다 빠르다. 전공의들은 '개인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조용한' 사직에 병원들은 정확한 현황 파악조차 어렵다는 분위기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19일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전공의들이 진료과별 또 개인별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어 (병원이) 일일이 사직 여부를 파악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세브란스병원은 20일 사직하겠다고 밝힌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장 근무지이기도 하다.
이 관계자는 "중요한 수술 일정 등은 조정됐다. 응급실과 치료실, 입원실, 외래는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며 "지난 2020년 총파업 때도 전공의가 빠지면 교수들이 봐줬다. 교수 피로도가 누적되면 힘들어질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공의 집단행동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다. 강 대 강 구도로 정부와 너무 부딪히니 걱정"이라고 했다.
삼성서울병원은 "폭풍전야"라고 했다. 병원 관계자는 "분위기 자체는 평소와 다름없다. 오히려 개별 사직이라 물밑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이지 않는다. 아직 전공의들 사직 움직임이 없으니 이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아직 (전공의 사직에 대해서는) 확실히 답변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의료 공백 대응을 위해 각 진료과가 준비하고 있다. 중증도와 응급 정도를 고려해 응급·필수의료는 유지하려고 한다. (공백이) 장기화되면 신규 환자 등록이나 외래 축소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 13일부터 인턴을 중심으로 사직자가 나왔던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이제 레지던트 사직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톨릭의료원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레지던트들이 현재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고 안다. 오후에도 (사직서 제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계속 지켜보고 있다"며 "환자들에게 과별로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주 정부 업무개시명령으로 복귀했다고 알려진 인턴 47명에 대해서는 "전원에게 복귀 이행 확인서는 제출받았다. 다만 인턴별로 근무 스케줄이 다르므로 현재 현업에 복귀했는지 개별 확인은 어렵다"고 했다.
대규모 사직 다른 병원으로 번질까…대책 부심하는 병원계
다른 병원들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빅5'처럼 대규모 사직 예고는 없으나 전공의 사회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고대의료원 관계자는 "의료원 산하 3개 병원에서 극히 드물게 전공의 사직자가 나오고 있다. 아직 수술이나 진료에 크게 차질을 빚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전공의들이 사직하기로 전체적으로 연대나 의견을 모으는 분위기로 나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병원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경희대병원과 중앙대병원은 "사직자는 아직 없다"고 했다. 가천대길병원은 "확인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암 환자 수술 비중이 큰 국립암센터와 원자력의학원은 전공의 공백으로 인한 수술 차질을 막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암센터 관계자는 "비상대책회의에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수술 일정 조율로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전공의 사직 여부는 파악 중이라고 했다. 다만 "암센터는 중증의료기관이라 (수술 과정에) 전공의 참여 비중이 다른 병원에 비해 크지는 않다. 전공의가 사직하더라도 피해가 크지 않으리라 본다"고 했다.
원자력의학원 관계자는 "암 수술이 많아 양성종양 수술은 조금 미루더라도 악성종양 수술은 우선 처리하기로 교수들이 방침을 세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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