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42대 의협 회장 출마 선언…김윤 교수 등 지지
"지속 불가능 의료체계 일대 개혁…일차·공공의료 강화"
전 회원 선거권 보장하고 대의원회 개혁도 약속

정운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부산·경남 지부 대표는 11일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대한의사협회장 출마를 선언했다.
정운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부산·경남 지부 대표는 11일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대한의사협회장 출마를 선언했다.

제42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 의과대학을 증설하자는 주장이 등장했다. 출사표를 던진 정운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부산·경남 지부 대표다. "민주적이고 평등한 의사 사회와 공공·일차 의료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는 게 이유다.

정 대표는 11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2대 의협 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출마 기자회견은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와 경기도의료원 정일용 원장, 살림의원 산부인과 고경심 원장,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조홍준 교수 등이 함께 했다.

정 대표는 현재 필수의료와 지역·공공의료 위기 속에 지속 가능하지 않은 의료체계를 "일대 개혁"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위기는 "행위별 수가제에 기초해 모든 의료기관이 무한경쟁"하는 "극히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반면 "의료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은 규모에 비해 대단히 부족하다. 그 틈을 보험 자본과 병원 자본이 잠식해 의료 왜곡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면서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 핵심 지렛대인 공공의료기관 비율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고 했다.

"이대로면 개원의도 자본에 종속된다"면서 "그다음은 돈벌이만 남는다. 의사 집단의 품위도 환자의 건강도 국민의 안녕도 부차적으로 취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따라서 일차의료와 공공의료를 강화하고 의료 영리화를 막아야 한다고 했다. 주치의 제도를 도입하고 공공의료기관을 확충·강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건강보험만으로 진료 가능한 의료체계"를 만들자며, 비대면 진료 제도화와 수도권 대형병원 병상 증설도 저지하겠다고 했다.

의대 증설에도 찬성했다. 지역·공공의료에 종사할 의사를 양성하자는 것이다.

정 대표는 "단순히 의사를 늘리기만 하면 지역에 꼭 필요한 진료보다는 도심에서 비급여 중심 의료를 하는 의사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선발부터 국가장학금으로 양성하고 지역·공공의료기관에서 반드시 충분한 기간 진료하는 것을 조건으로 의사를 배출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전체 의사 노동 시간을 줄여 삶의 질을 개선하고 환자 안전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교직의와 전임의를 비롯해 모든 봉직의가 "노동시간 상한제 적용을 받아야 한다"면서 "대형병원이 적정 전문의를 고용하도록 법으로 강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급병원 의사 노동조합 설립도 지원하겠다고 했다. 의료계가 앞장서서 성평등을 실현해야 한다고도 했다.

전문가 단체로서 의협 성격을 분명히 하겠다며 개혁을 예고했다. 회비 납부와 관계없이 전 회원에게 선거권을 부여하고 대의원회 구성과 논의 구조도 개편하겠다고 했다. 현재 간선제인 시도의사회장 선거도 직선제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지금 의협은 "의사 권익단체 성격이 너무 강하다. 이래서는 신뢰를 얻기 어렵다"며 "내부에서는 더 많은 의사가 자유롭게 토론하고 논쟁하며 외부로는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 국민과 의사 간격을 좁혀나가야 한다"고 했다.

정 대표는 "의협을 민주적인 전문가 단체로 개혁하겠다. 국민에게 존경과 신뢰를 얻겠다. 그 힘으로 의사와 국민 모두가 행복한 의료 개혁을 하겠다"며 동료 의사의 지지를 호소했다.

정 대표는 지난 1992년 인제의대를 졸업하고 부산백병원에서 수련했다. 외과 전문의다. 인의협 부산·경남 지부 설립을 주도했으며, 지난 2022년까지 큐병원 공동원장으로 재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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