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제외하면 총 지원율 95%
필수의료 비중 크지만 지원 '0명' 속출
국립대병원조차 주요 필수의료 분야 전공의 정원 미달이 속출했다. 과에 따라 전공의 지원자를 단 한명도 찾지 못한 병원도 나왔다. 수도권 2개 병원과 나머지 비수도권 국립대병원 사이 간극도 두드러졌다.
청년의사가 지난 6일 마무리된 '2024년도 전반기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모집' 결과를 바탕으로 전국 15개 국립대병원(분원 포함) 전공의 지원율을 분석한 결과다.
15개 국립대병원에서 전공의 총 850명을 모집해 876명이 지원했다. 총 지원율은 103.1%다. 그러나 수도권인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을 제외하면 지원율은 95.0%로 하락했다. 서울대병원(172명)과 분당서울대병원(53명)은 전체 국립대병원 정원 26.5%를 차지한다.
국립대병원 중 전공의 지원율이 가장 높은 곳은 분당서울대병원이다. 53명 모집에 전공의 68명이 지원해 128.3%를 기록했다. 본원인 서울대병원이 그 뒤를 이었다. 172명 모집에 214명이 지원해 124.4%였다. 이어 전남대병원(화순전남대병원 포함)이 112.0%였고 창원경상국립대병원(111.8%), 전북대병원(105.3%), 경북대병원(103.8%)도 정원보다 지원자가 많았다.
반면 9개 국립대병원은 미달을 피하지 못했다. 칠곡경북대병원은 전공의 20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가 13명에 그쳐 지원율 65.0%로 국립대병원 가운데 가장 낮았다. 제주대병원도 지원율 77.8%에 머물렀다. 양산부산대병원(82.8%)과 강원대병원(85.7%), 충북대병원(89.6%), 부산대병원(92.4%)도 정원보다 적은 지원자를 받았다.
개원 후 처음 레지던트를 모집한 세종충남대병원은 지원율 87.5%로 출발했다. 본원인 충남대병원은 70명 모집에 63명이 지원해 지원율 90.0%를 기록했다.
'필수의료'하기 쉽지 않은 국립대병원들…비수도권은 더 어려워
'기피과'가 되어가는 필수의료 분야에서 국립대병원 비중은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4개과 전공의 정원의 상당수가 국립대병원에 배정돼 있다. 내과 전공의 24.7%, 외과 27.1%, 산부인과 29.5%, 소청과 30.3%를 국립대병원에서 모집한다.
그러나 이번 전공의 모집에서 내·외·산·소 4개과 정원을 모두 채운 국립대병원은 단 한 곳도 없다. 지원자가 몰린 서울대병원은 소청과, 분당서울대병원은 내과 지원자를 다 찾지 못했다.
특히 소청과는 모든 병원이 충원에 실패했다. 14개 국립대병원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61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는 20명으로 지원율은 32.8%에 그쳤다. 서울대병원을 제외하면 국립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지원자는 5명에 불과하다.
산부인과도 고전했다. 국립대병원 산부인과 정원 51명에 34명이 지원해 지원율은 66.7%였다. 모집한 병원 13곳 중 4곳만 정원이 찼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지원율은 47.1%로 더 떨어진다. 경상대병원과 창원경상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은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외과도 비슷한 상황이다. 비수도권 국립대병원 10곳의 외과 지원율은 44.1%로 충원에 성공한 곳은 없다. 창원경상대병원과 강원대병원, 부산대병원 충북대병원은 지원자가 나오지 않았다. 국립대병원을 선택한 외과 지원자 37명 중 22명이 수도권인 서울대병원(17명)과 분당서울대병원(5명) 2곳에 몰렸다.
심장혈관흉부외과는 국립대병원 12곳에서 23명을 모집했으나 6명만 지원해 지원율 26.1%를 기록했다. 충원에 성공한 병원은 분당서울대병원이 유일한다. 서울대병원도 지원자가 1명에 그쳤다. 비수도권을 선택한 흉부외과 지원자는 단 2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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