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의료기관, 유방암 최종 진단에 루닛 AI 도입 
유방촬영 분석AI 활용 연구 '란셋 디지털헬스' 게재

루닛 서범석 대표.
루닛 서범석 대표.

유럽에서 루닛 인공지능(AI) 진단보조 솔루션이 유방암 최종 진단에 활용돼 눈길을 끈다. 영상 판독을 할 의료 전문가가 부족한 유럽에서 루닛 AI 솔루션이 검진 시스템의 일환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루닛은 스웨덴 스톡홀름 소재 카피오 세인트괴란 병원(이하 세인트괴란병원)에서 유방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를 스웨덴 국가 유방암 검진 프로그램에 활용하고 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루닛은 올해 초 스웨덴 최대 사립병원인 세인트괴란병원과 루닛 인사이트 MMG를 3년간 공급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 세인트괴란병원은 유방암 진단을 위한 이중 판독 과정에서 의사 한 명 대신 루닛 인사이트 MMG를 적용해 유방촬영술 판독을 하고 있다.

유럽 일부 국가와 호주 등에선 유방암 검진 시 영상의학과 전문의 2명이 이중 판독을 하도록 강제하고 있으며, AI가 실제 의료 환경에서 의사 두 명 중 한 명을 대체해 최종 진단까지 담당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세인트괴란병원의 연간 유방촬영술 판독 건수는 18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인트괴란병원 카린 뎀브로워(Dr. Karin Dembrower) 박사는 “AI를 독자적인 유방암 진단 판독자로 도입한 세계 최초 시도이며, 이는 의료진의 판독 부담과 환자의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암을 더 많이 발견하고, 장기적으로는 간격암(정기 검진 기간 도래 전 발견되는 암) 감소와 더 작은 종양 발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인트괴란병원 의료진은 임상 현장에서의 루닛 인사이트 MMG 활용 사례를 연구하고 있으며, 해당 연구 결과는 오는 2024년 초 발표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루닛의 AI가 유럽 내 영상 판독 의료진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루닛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간) 루닛 인사이트 MMG 활용 연구 논문이 '란셋 디지털 헬스(The Lancet Digital Health)'에 게재됐다. 란셋 디지털 헬스는 국제 의학 학술지 란셋에서 디지털 헬스 분야를 다루는 전문 저널이다.

이번에 게재된 연구는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t) 프레드릭 스트랜드 부교수(Dr. Fredrik Strand) 연구팀 주도로 진행됐으며, 지난해 북미영상의학회 연례학술대회(RSNA 2022)에서 스트랜드 부교수가 연구 결과를 구연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지난 2021년 4월부터 2022년 6월까지 1년여 기간 동안 '루닛 인사이트 MMG'를 활용해 유방암 검진을 받은 스웨덴 여성 5만5,581명을 대상으로 암 검진율(CDR)과 암 재검률(RR)을 비교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유방암 검진 시 영상의학과 전문의 2명이 이중 판독해야 하는 일부 유럽 국가의 암 검진 환경을 반영해 ▲전문의 2명 ▲루닛 AI+전문의 1명 ▲루닛 AI 단독으로 진단하는 경우로 나눠 각각의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루닛 인사이트 MMG 관련 화면.
루닛 인사이트 MMG 관련 이미지.

연구 결과, 수검자 1,000명당 암 발견율은 AI+전문의 1명이 4.3, 전문의 2명이 4.1, AI 단독이 4.1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루닛 측은 “자사 AI와 전문의 1명을 결합한 경우가 전문의 2명이 판독한 경우보다 암을 더 많이 발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루닛 AI 단독으로 판독하더라도 전문의 2명이 판독한 것과 비교해 암 발견율이 열등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암 재검사를 위해 환자를 다시 소환하는 리콜률(Recall Rate, RR)의 경우, 수검자 100명당 리콜률은 AI+전문의 1명이 2.8, 전문의 2명이 2.93, AI 단독이 1.55로 나타났다.

루닛 측은 “루닛 AI와 전문의 1명을 결합한 경우가 전문의 2명이 판독한 경우보다 리콜률이 낮았다”며 “루닛 AI 단독으로 판독한 경우, 전문의 2명이 판독하는 경우보다 리콜률이 현저히 낮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를 불필요하게 리콜하는 경우 추가적인 검사들로 인해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부담을 주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암 발견율을 유지한 상태에서 리콜률은 낮을수록 바람직한 결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스트랜드 부교수는 "유럽과 호주에서 유방암 진단 시 의사 2명이 이중 판독하는 것이 표준으로 자리 잡았지만 많은 국가에서 영상의학과 전문의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전향적 연구는 AI를 유방암 검진에 도입해 의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연구를 해석할 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지난해 RSNA 구연 발표 당시 스트랜드 부교수는 낮은 재검율이 반드시 좋기만 한 것은 아니며, 판독 결과가 서로 상이할 경우 재검을 통해 정확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일부 국가에서 이중 판독을 강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연구가 루닛의 ‘루닛 인사이트 MMG'와 특정 기업(필립스)의 유방촬영술 장비에 국한됐으며, 인종별 유전적 특성이 고려되지 않았고, 일부 특이적 암종에 대한 서브 그룹을 구성하기엔 모집 수가 적었다고 평가했다. 스트랜드 부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의료 AI 전반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란셋 디지털 헬스에 게재된 연구 결과는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리는 유럽유방영상학회(EUSOBI 2023)에서도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란셋 디지털 헬스 논문 게재에 대해 루닛 서범석 대표는 “이번 연구 결과는 의료 AI가 유방암 검진을 완벽하게 보완하고 향상시키는 시대를 여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AI는 암 검진 기준을 재정의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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