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AI 솔루션 개발 넘어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3분기부터 루닛 스코프 매출 반영…2025년 흑자전환”
창립 10주년을 맞은 루닛이 중장기 성장 로드맵을 공개하고 의료 빅데이터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루닛은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루닛 본사에서 창립 10주년 간담회를 열고 중장기 성장 로드맵이 담긴 ‘비전 2030’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서범석 대표는 인공지능(AI) 기반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전 세계 검진센터, 지역거점병원, 임상시험 실시기관, 암센터 등으로부터 영상정보, 유전체정보, EMR(전자의무기록), 보험 청구 내역 등 암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AI를 고도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루닛은 이렇게 통합된 데이터와 고도화된 AI를 통해 다양한 암 진단 솔루션을 개발하는 동시에 조기에 암을 진단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밖에도 의료데이터 사업을 통해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내비쳤다.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이유에 대해 서 대표는 “그동안은 자원의 한계로 각각의 분획된 의료 AI를 개발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암 진단에 접근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루닛은 스스로 암을 진단할 수 있는 ‘자율형 AI'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의료 AI의 정확도가 100%에 가까워져 전문가 없이 독립적으로 영상을 판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AI를 통해 의사를 대체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서 대표는 “대체가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관계”라며 “의사 인력은 언제나 부족하고, 의사 입장에서도 너무나 많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AI를 통해 의사가 해야 할 일을 경감시키고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 대표는 챗GPT처럼 의료 관련 질문에 답하는 프로그램을 시연해보이며 의료 분야에서 AI가 지금 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또 AI와 전신 MRI를 결합해 암 조기 진단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루닛은 또 신약 개발 사업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그간 3세대 항암제인 면역항암제 바이오마커를 발굴해왔다면 앞으로 항체-약물 접합체(ADC)로 연구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특히 초기 단계 신약 후보물질을 라이선스인(기술도입)해 임상을 진행하고 대형 제약사에 다시 라이선스아웃(기술이전)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단, AI를 통한 후보물질 발굴(디스커버리)은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서 대표는 오는 2025년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빅파마와 연구를 협업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오는 3분기 영업실적부터 루닛 스코프 매출이 반영될 것이라 설명했다.
서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진행하는 임상시험에 자사 ‘루닛 스코프’가 적용되면 건당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 부분에서 꽤나 큰 규모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2033년까지 매출 10조원과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과는 달리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등 신사업 진출을 통한 매출 전망치는 내놓지 못했다.
지난 23일 2,000억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루닛은 신사업 진출을 위해 인수합병(M&A) 또한 계획하고 있다. 의료 빅데이터 구축을 목표로 하는 만큼 EMR 업체가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서 대표는 “구체적인 시기나 대상을 언급하기는 조심스럽지만 검토 중인 곳은 있다. 국내 기업은 아니다. 해외 플랫폼 기업으로, 루닛의 주된 시장인 해외에서 환자 데이터, 의료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기반을 지닌 곳”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루닛 창업자인 백승욱 이사회 의장이 직접 나서 그간의 기업 성장 스토리를 들려주기도 했다.
백 의장은 “먼 훗날 루닛이 AI로 암을 정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그 방법은 무엇일까 고민하고 있다. 우선 생존률을 높이는 동시에 진단 비용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창립 10년을 맞았지만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는 없다. 'AI를 통한 암 정복'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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