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지연 회장 "파업 중지하고 사회적 협의 통해 해결책 찾자"
간무사 권익 사업으로 전문대 양성, 근로조건 개선 등 제안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총파업을 두고 ‘간호사만을 위한 파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보건의료노조 요구안 중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개선, 간호인력 확보 등이 간호조무사와 관련된 사항임에도 협외와 논의가 없었다고도 했다.
간무협 곽지연 회장은 13일 서울 용산구 회관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곽 회장은 파업이 노동조합법에서 보장하는 권리인 만큼 그 자체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다면서도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는지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곽 회장은 “보건의료노조의 요구안인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확대, 간호인력 확충은 간무협도 요구하는 바다. 그러나 보건의료노조는 그동안 간호사 중심의 정책을 펼쳐왔고 간호조무사 조합원들도 이를 지적해왔다”며 “보건의료노조는 관련 요구에 대해 간무협과 아무런 소통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곽 회장은 "요구안에 다른 직종의 의견도 포함하는 것으로 포장하지만 간호사만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파업을 시작했다는 의견도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를 위한 파업이라고 고백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어 파업을 멈추고 정부와 관련 단체들이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곽 회장은 “보건의료노조의 요구는 파업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의 경우 많은 이해당사자가 있는 만큼 정부를 포함한 관련 단체들과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며 “파업을 멈추고 현장으로 복귀해 사회적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요청하면 간호조무사들이 업무 공백을 메울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곽 회장은 “협회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대다수 간호조무사들은 지금도 현장을 지키고 있다. 파업으로 인해 환자 간호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즉시 지원에 나설 것"이라며 "간호조무사가 간호사만큼 전문인력은 아니지만 의사 지시 하에 업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간무협은 이날 창립 50주년을 맞아 간호조무사 권익 향상을 위해 ▲간호조무사 시험응시자격 폐지 ▲간호조무사 케어코디네이터 추진 ▲간호조무사 근로 조건·처우 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곽 회장은 “자유로운 배움의 길을 간호조무사만 차단하는 것은 ‘한국판 카스트제도’”라며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이 지난 5월 11일 간호조무사 시험응시자격 학력제한 폐지를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간호법 폐기 사유 중 하나가 간호조무사 학력제한 조항이었던 만큼 더불어민주당이 재발의를 추진하는 간호법에 대안을 반영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곽 회장은 "동네의원 간호인력의 84%를 차지하는 간호조무사가 만성질환관리사업 케어코디네이터로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케어코디네이터 간호사는 66명에 불과해 유명무실하다"며 "간호조무사도 만성질환관리에 필요한 교육을 받아 만성질환자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간호조무사 근로 조건과 인식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는 ▲간호조무사 근로계약서·임금명세서 ‘꼭’ 주고받기 캠페인 ▲‘간호조무사 이름 찾기’ 캠페인 ▲5인 미만 의료기관 근무 간호조무사 휴가 대체인력지원사업 ▲의료취약지 근무 간호조무사 처우개선비 예산 확보를 제시했다.
곽 회장은 “동네의원 간호조무사의 32%가 근로계약서를, 47%는 임금명세서를 받지 못했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동네 의원을 대상으로 홍보하고 신고센터를 운영해 간호조무사의 법적 권리를 보장하겠다. 대한의사협회·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한의사협회·대한개원의협의회 등과도 협력하겠다”고 했다.
곽 회장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4만여명의 간호조무사가 근무하고 있지만 명찰에 간호조무사가 아닌 ‘업무지원직’ 등으로 표기돼 무자격자 취급 받고 있다”며 “의료기관에서 ‘간호조무사’ 명찰을 착용하고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 잘못된 명칭의 명찰에 대한 신고도 받겠다. 대한병원협회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간호조무사 영향력 확대를 위해 ▲간호조무사노조 활성화 ▲간호조무사 정치세력화를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곽 회장은 “전국 13개 시도지부에서 간호조무사노조 설립을 완료했다. 노조가 자리잡으면 단체교섭 등 권익 향상 활동이 활발해질 것”이라며 “2024년 총선에 대비해 총선대책본부를 발족하고 1인 1정당 가입 운동을 추진한다. 보건복지의료연대와 함께하는 공동총선기획단에도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곽 회장은 “‘국민 곁에 50년 간호조무사, 100년 미래로!’는 창립 50주년 기념 슬로건”이라며 “국민 곁에 더 가까이 국민 건강을 간호하는 간호조무사가 되기 위해 간호조무사 전문대 양성의 길을 열고 정당한 대우를 받는 간호인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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