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등 필수유지 업무 인력 제외 4만5000여명 참여
12일 총파업 전야제, 13일 서울 집결 ‘대규모 상경 파업’
“사용자와 정부, 정당한 요구 외면 시 무기한 총파업 불사”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예고대로 오는 13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파업 참여 인원은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유지 업무 인원을 제외한 약 4만5,000명으로 추산돼 의료현장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보건의료노조는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노조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27개 지부 145개 사업장 6만4,257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 결과 91.6%가 무기한 총파업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투표율은 83.1%였다.
보건의료노조 전체 조합원 8만5,000여명의 75.5%인 6만4,000여명이 파업권을 확보한 조합원으로, 이 중 필수유지 업무 인력 20~25%를 제외한 4만5,000여명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의료노조는 사용자 측의 불성실 교섭과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오는 13일 오전 7시를 기점으로 전국 145개 사업장에서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예고했다.
이들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5 ▲직종별 인력기준 마련 ▲의사인력 확충 ▲코로나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코로나 영웅에게 정당한 보상을 등을 요구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총파업 전날인 오는 12일 지역별·의료기관별 총파업 전야제를 시작으로, 파업 첫날 서울로 집결하는 대규모 상경 파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오는 14일에는 보건복지부가 있는 세종시를 비롯해 서울, 부산, 광주 등 지역 거점파업 4개 장소로 집결한다.
나순자 위원장은 “국내 간호사들이 돌보는 환자 수는 1대 12명에서 많게는 20~30명이다. 현장에서는 인력이 부족해 환자들과 눈도 못 마주치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지도 못한다고 호소해왔다”며 “정신적 스트레스 뿐 아니라 인력 부족으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극한상황을 견디지 못해 사직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나 위원장은 “정부가 코로나19 진료를 본 의료기관에 손실보상으로 수 조원을 지원했지만 현장 노동자들에게 보상으로 돌아온 것은 거의 없다”며 “의사 부족으로 치솟는 인건비를 충당하느라 다른 의료인들은 임금인상이 어렵다고 한다. 선진국은 의사와 간호사 인건비 차이가 2~3배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는 의사와 간호사는 5배, 간호조무사는 8배 차이가 난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백의의 천사로 언제까지 인내하고 견뎌야 한단 말이냐”고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정부가 이번 총파업 투쟁을 두고 ‘불법파업’이라고 딱지를 붙였다며 반발했다.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무기한 총파업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나 위원장은 “정부 정책은 모든 국민에게 일관성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의사가 의대 정원 확대와 의사 면허취소법, 간호법 등을 반대하며 파업한다고 했을 때 정부는 단 한 번도 불법파업 딱지를 붙이거나 하지 말라며 비난한 적 없다”며 “그럼에도 정당한 보건의료노조 파업에 대해 정치파업을 운운하는 것은 편향적”이라고 비판했다.
나 위원장은 “복지부는 노조 파업에 굴복할 수 없다고 한다. 노정교섭도 어렵다고 한다. 각종 회의체나 협의체도 다 중단됐다. 사용자는 정부 정책과 제도가 구체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어떤 요구도 들어줄 수 없다고 한다”며 “정부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환자와 노동자가 있는 의료 현장에서의 실질적 변화”라고 했다.
나 위원장은 “사용자와 정부가 보건의료노조의 정당한 요구를 끝끝내 외면한다면 무기한 총파업 투쟁도 불사할 것”이라면서 “의료현장의 인력 대란과 필수의료, 공공의료 붕괴 위기에서 환자안전과 국민생명을 지키기 위한 절박한 요구를 쟁취하기 위해 국민과 함께하는 범국민 투쟁을 전개하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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