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요양병원협회가 최근 모 요양병원에서 간병인이 환자의 항문에 30cm 넘는 기저귀를 집어넣었다는 보도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요양병원협회 남충희 회장과 노동훈 홍보위원장, 김연희 법제이사는 지난 17일 오후 마포경찰서를 방문해 환자의 항문에 기저귀를 집어넣은 것으로 보도된 요양병원과 간병인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은 지난 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요양병원에서 아버지 항문에 기저귀를 넣어놨습니다’라는 글이 게시되면서 이슈로 떠올랐다.

글 작성자에 따르면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아버지를 집에서 간병하기 어렵게 되자 요양병원에 모셨는데 2주 뒤 욕창이 악화됐고, 대학병원으로 이동해 받은 검사에서 탈수, 폐렴, 콩팥기능 저하, 배변장애 등의 진단을 받았다.

특히 환자의 항문에서 초록색 무언가가 보여 손가락을 넣어 당겨보니 30cm 정도 되는 속기저귀가 나왔으며, 허벅지는 멍이 들고 핏줄이 터진 것 같은 상처가 발견됐다며 경찰 고발을 시사했다.

요양병원협회는 해당 사건을 10여개 언론사들이 보도하기 시작하면서 요양병원과 간병인을 처벌하라는 여론이 비등해졌고, 전국 요양병원의 이미지도 크게 실추됐다며 사건에 대한 실체 규명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요양병원협회는 해당 요양병원에 대한 수사 결과 보도 내용이 과장되거나 허위인 것으로 드러날 경우,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채 기사화한 언론사와 기자들에 대해서도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남 회장은 “환자의 항문에 30cm 정도의 기저귀를 넣는다는 것은 상상조차 어려운 악행”이라며 “이런 일이 정말 벌어졌다면 요양병원 간병 급여화를 통해 국가 차원에서 간병인을 관리하고 간병 서비스 질을 개선하는 게 시급하다는 것을 일깨우는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 회장은 “언론에서 보도한 것처럼 해당 요양병원이나 간병인의 위법 행위가 드러나면 전국 요양병원을 대표해 자정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