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9만2251곳 중 1만319곳 비콘태그 구비 안돼
6개월 비콘태그 도입 유예…환경부 "기간 안에 설치 완료"

의료폐기물 무선수주파수인식방법 신규 제도 안내서(자료출처: 환경부)
의료폐기물 무선수주파수인식방법 신규 제도 안내서(자료출처: 환경부)

오는 4월부터 병원에서 의료폐기물을 배출할 때 ‘비콘(Beacon)태그’를 이용해야 하지만 10곳 중 1곳은 아직 준비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은 환경부가 제출한 '전국 의료폐기물 사업장 현황'을 분석한 결과 비콘태그 구매 대상자인 의료기관 9만1,276곳 중 11.3%인 1만319곳이 비콘태그를 구매하지 않았다고 27일 밝혔다.

16일 기준 의료폐기물 배출사업장이 2만1,406곳으로 가장 많은 경기도의 경우 비콘태그를 구매하지 않은 의료기관이 3,077곳(14.4%)이었다. 서울은 2만834곳 중 2,376곳(11.4%)이 비콘태그를 구매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의 경우 의료기관 2,534곳 중 469곳(18.5%)이 비콘태그를 구비하지 않았다. 반면 전라남도는 의료기관 3,317곳 중 93.5%(3,103곳)가 비콘태그를 구매했다.

전국 의료폐기물 사업장 현황(자료출처: 이주환 의원실)
전국 의료폐기물 사업장 현황(자료출처: 이주환 의원실)

이 의원은 “정부는 어떤 제도나 정책 도입 시기를 국민에게 약속했다면 반드시 그 시점에 시행될 수 있게 만전을 기해야 하는데 다소 미흡한 측면이 있다”며 “현장에서 정책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지난 2008년부터 ‘무선주파수인식방법(RFID)’으로 '배출자 인증카드' 형태의 전자태그를 활용해 폐기물 배출 정보를 한국환경공단 ‘올바로시스템’으로 자동 전송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직접 배출장소에 가지 않고도 의료폐기물 배출 시기나 인수·인계량을 임의로 올바로시스템에 입력할 수 있다는 허점이 있었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해 4월 ‘의료폐기물 고시’ 제정안을 공포하고 2022년 10월 1일부터 의료폐기물 배출자 정보 확인 방식을 배출자 인증카드에서 비콘태그로 교체해 의료폐기물 수집·운반자가 직접 배출장소에 있는 비콘을 휴대용 리더기로 인식하도록 했다. 올바로시스템에 게재된 비콘태그의 최소 구입 비용은 3만7,500원이다.

하지만 요양병원 등을 중심으로 홍보가 잘 되지 않아 비콘태그 설치율이 낮았으며, 대한의사협회도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인한 의료현장 혼란을 이유로 이를 유예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환경부는 의협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오는 3월 31일까지 6개월간 유예기간 동안 비콘태그와 배출자 인증카드를 병행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환경부는 아직 비콘태그가 설치되지 않은 의료기관에 따로 우편을 보내는 등 유예기간이 끝나기 전까지 설치를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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