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이면 몸보다 마음이 먼저 바빠진다. 연말을 앞두고 그동안 달려온 한해를 결산하려고 하면 막상 손에 쥘 수 있는 게 없다는 공허감이 지치게 한다. 추수 끝난 벌판에 서있는 허수아비처럼 적막하기까지 하다. 11월에는 심지어 공휴일도 하루 없다. 그래서 인디언들은 11월의 상실감을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이란 말로 위로했다.

11월에는 차일피일 미뤄두었던 건강검진도 받아야 한다. 12월 병의원은 건강검진을 받으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치기 때문이다. 건강검진은 연말 의료기관의 흔한 풍경이다. 대기시간에 지쳐 하루 반나절을 보내지 않으려면 11월에 밀린 과제를 한달 앞두고 미리 해결하는 게 좋다.

하지만, 건강검진을 마냥 귀찮게만 여길 게 아니다. 사실은 ‘내가 낸 건강보험료’지만, 나랏돈으로 건강검진을 해서 암이라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다면 그것처럼 고마울 일도 또 없을 거다.

의사들은 특히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을 꼭 챙겨서 받으라고 당부한다. 정부는 만 40세 이상과 만 66세 이상을 ‘생애전환기’라 하여 그 연령에 알맞은 건강검진을 무료로 시행하고 있다.

2019년 올해는 만으로 40세(79년생), 66세(53년생) 이상 주민등록번호 연도가 홀수면 생애전환기 건강검진 대상이다.

혈압과 당뇨, 진단의학검사(콜레스테롤 등 12개 항목), 흉부 방사선(X-ray), 구강검진, 5대암(위암 유방암 대장암 간암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 66세 이상이면 치매 초기검사와 54세 여성이면 골다공증 검사를 받는다.

건강검진은 대학병원 뿐만 아니라 집 근처 병의원에서도 받을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전화(1577-1000)로 문의할 수 있다.

이근만 경기도 파주 연세믿음내과의원장은 <나는 의사다 708회-생애전환기 건강검진, 안 받으면 손해!> 편에 출연, “생애전화기 검진만 꼼꼼히 잘 챙겨도 건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연말엔 한꺼번에 밀리는 만큼 지금부터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