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계 제출 의향 90% ↑…등록 후 수업거부도 있을 듯
"정부 그대론데 왜 의대생만 입장 바꾸나…'복귀'는 억측"
의정갈등이 2년 차에 접어들고 일부 복귀자가 생기자 의대생 휴학 투쟁의 지속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년 연속 휴학은 학칙상 불가능하다거나 지난해보다 수업 출석자가 늘었다면서 의대생 대거 복귀를 전망하기도 한다. 의대생들 생각은 다르다. 2025학년도와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다루는 정부 입장이 그대로인데 의대생 입장이 바뀔 거라는 예상은 "근거 없는 희망사항"이라고 했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휴학계 제출 의사를 묻기 위해 한 대학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참여자 96.2%가 '휴학계를 제출하겠다'고 답했다. 같은 시기 설문조사를 진행한 다른 의대들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업 참석자가 지난해보다 '늘었다'고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서울의대도 이미 77%가 2025학년도 휴학계 제출 의사를 밝힌 상태다. 지난해 조사 결과는 80%였다. 조사 이후 당시 서울의대 재학생 90% 이상이 휴학계를 제출했다. 일부 전망과 달리 의료계에서 올해도 의대생 절대다수가 투쟁에 동참하리라 보는 근거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의대 휴학생 A씨는 이날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의대별로 재학생들이 진행한 휴학 설문조사 결과가 거의 비슷하고 지난해와도 큰 차이가 없다고 안다"며 "올해도 대부분 학생이 휴학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다른 수도권 의대 휴학생 B씨도 "주변 분위기는 똑같다. 정부는 안 바뀌었는데 왜 우리만 입장 바꿔서 돌아가야 하느냐"면서 "작년과 양상이 다르다는 보도는 일부 수치나 사례를 과장했거나 '누군가'의 희망사항을 사실처럼 다룬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휴학하지 않고 학기 등록한 의대생이라고 해서 '복귀자'로 단정하긴 어렵다. 등록 후 수업거부 방식을 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가 지정한 2025학년도 투쟁 방식은 휴학계 제출이다. 휴학연한 제한 등으로 휴학이 어려우면 '그에 준하는 행동'을 하면 된다. 지난해 일부 의대생이 등록 후 수업거부한 사례처럼 올해도 수업거부에 초점을 맞춰 움직이는 학생이나 대학이 나올 수 있다. 의대협도 투쟁 방침이나 지난해 사례에 비춰 이들이 투쟁에 동참했다고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복귀 안 하면 내년 교육 어렵다? 올해는 가능한가"
대학 총장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양오봉 차기 회장은 이날 2년 연속 휴학 승인은 어렵다며 학생들이 3월 개강까지 복귀해야 한다고 했다. 의대생들은 이 발언을 두고 "의대 증원으로 정상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대학이 인정했다"고 받아들였다. 투쟁을 멈추고 복귀해야 할 이유가 아니라 2년 연속 투쟁을 해서라도 의대 교육 정상화를 얻어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 셈이란 것이다.
충청권 의대 휴학생 C씨는 "(2년 연속 휴학 시) 내년 한 학년 학생 수가 1만명이라 교육을 못 한다고 하는데 올해 7,500명은 가능하느냐"면서 "'2025학년도는 안 된다'고 하다가 시간이 지났으니까 '2026학년도는 안 된다'고 말만 바꾼 것"이라고 꼬집었다.
A씨 역시 "해당 발언이 정말 의대 교육을 염려해 나온 발언인지 진위가 의심된다"면서 "이미 2025학년도 증원으로 학생이 2배 이상 늘어난 곳들이 있다. 양 회장이 우려하는 미래가 의대생들에게는 이미 벌어진 현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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