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대통령실서 尹-韓 비공개 면담 진행
여야의정협의체 조속한 출범 필요성 건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면담에 앞서 파인그라스 잔디밭을 산책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사진출처: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면담에 앞서 파인그라스 잔디밭을 산책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사진출처: 대통령실).

독대 요청 한 달 만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마주 앉았지만 의정 갈등 실타래를 풀어낼 접점은 찾아내지 못했다. 한 대표가 여야의정협의체 출범을 제안했지만 대통령의 반응은 확인할 수 없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지난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오후 5시경부터 약 80분간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에 앞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10여분 간 파인그라스 잔디밭을 산책하며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정진석 비서실장이 배석한 가운데 진행된 면담은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진행됐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대통령실 인적 쇄신 ▲대외 활동 중단 ▲의혹 규명 협조 등 김건희 여사 문제 해결을 위한 3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이날 면담이 끝난 저녁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은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한 대표는 나빠지고 있는 민심과 여론 상황, 이에 따른 과감한 변화와 쇄신 필요성을 말했다”고 전했다.

또 “특별감찰관 임명 진행 필요성, 여야의정협의체의 조속한 출범 필요성을 말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박 실장은 이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반응이나 입장에 대해서는 “배석하지 않아 전하지 못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브리핑을 취소했다. 서면 브리핑도 별도로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실이 입장을 내지 않는 것을 두고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를 사실상 거절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결국 이번 면담이 ‘빈손’ 만남에 지나지 않았다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은 면담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한 대표가 이번 대통령 면담으로 얻은 게 없다고 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8시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은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만남에 쏠린 국민의 마지막 기대마저 차갑게 외면당했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받아낸 성과는 전무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대통령도 역시 묵묵부답”이라며 “국민 목소리에 전혀 귀 기울이지 않는 대통령 모습은 절망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를 향해 “이제 남은 판단은 윤 대통령과 공멸할 것인지 선택하는 것 뿐”이라며 “지금까지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결단을 기다리는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한 대표 자신이 결단해야 할 시간”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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