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산지수 차등 적용 철회 등 협상 선결 조건 제시
"하나라도 수용 안 하면 즉시 수가협상 중단" 선언

대한의사협회가 수가협상에서 행위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 철회와 협상 과정 생중계를 요구했다.
대한의사협회가 수가협상에서 행위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 철회와 협상 과정 생중계를 요구했다.

대한의사협회가 2025년도 요양급여비용(수가) 협상에서 행위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을 철회하지 않으면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의대 정원 문제처럼 '깜깜이 협상' 논란을 막겠다며 수가협상 회의 생중계도 요구했다.

의협은 수가협상 제1차 협상을 앞둔 16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수가협상은 의협이 제시하는 선결 조건을 이행한 뒤 가능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두 가지 요구를 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수가협상을 즉각 중단하겠다"고 했다.

행위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 철회는 수가협상에 의협이 참여할 "최우선 선결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대로 진행하면 "정부가 강조하는 '중증·응급 질환 지원 강화'를 위해 필요한 진료과 협진과 직종 연계가 붕괴된다"는 게 의협 주장이다. "일부 수가를 동결해 마련한 재원을 필수의료 분야에 투입한다는 방침은 수가 체계를 더 기형적으로 만드는 무지한 발상"이라고 했다.

수가협상 과정도 생중계하겠다고 했다. "왜곡된 수가 제도 문제를 국민에게 낱낱이 알리겠다"는 취지다.

의협은 "지난 20여 년 동안 수가협상은 당사자인 공급자단체도 모르는 '깜깜이 협상'으로 운영됐다"며 "국민 혈세로 마련한 보험료와 진료비로 직결되는 수가협상의 모든 과정을 생중계해 일체 의혹을 불식하고 의료 문제 원인이 무엇인지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의료 제도를 정상화하려면 의대 정원 증원보다 건강보험 수가 개선이 더 중요하다. 정부는 증원 절차를 당장 중단하고 시급히 수가 협상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라"고 했다.

임현택 회장은 정부가 요구 조건을 하나라도 거부하고 "그동안 한 방식 그대로" 가면 회원에게 "건강보험에서 돈을 받지 말고 환자 본인에게 직접 진료비를 받으라고 하겠다"고 했다. 의원·병원급 유형 수가 "최소 10% 이상 인상"도 요구했다.

임 회장은 "적은 돈으로 급한 의료를 해결하자는 생각에 몇십 년간 급식소 수준 음식을 제공했지만 이제 국민은 호텔 수준 음식을 원한다. 의사도 이를 제공할 능력과 의사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에서 정한 돈조차 제대로 안 내는 정부가 간섭하고 탄압하며 의료 체계를 망가뜨리면 안 된다. 이번 수가협상이 호텔 음식을 원하는 국민에게 의사도 이를 요리해 내놓을 수 있는 의료 제도가 자리 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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