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강 대치 아닌 양쪽 입장 철회하고 대화해야"
"박민수 차관, 김윤 교수가 대통령 망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이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양측 조건을 철회하고 허심탄회하게 대화에 나서자고 했다(ⓒ청년의사).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이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양측 조건을 철회하고 허심탄회하게 대화에 나서자고 했다(ⓒ청년의사).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화를 제안했다. 의대 정원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을 풀려면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라는 것이다.

임 회장은 10일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을 위해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결단을 내려달라”며 오늘이라도 당장 대화하자고 했다.

윤 대통령이 전날(9일) "통일된 입장을 가지지 못한 것이 대화의 걸림돌”이라고 한 부분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임 회장은 "의료계는 변함 없이 통일된 안으로 원점 재논의를 말해왔다.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뿐 통일된 안이 없던 것은 아니다"라며 "서로가 백지 상태에서 만난다면 대화할 용의는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양쪽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의사와 국민 모두 힘들어 한다. 언제까지고 이 상황을 이어갈 수는 없다"며 "양쪽이 모두 요구를 철회하고 백지 상태에서 논의하자. 더 이상 강대강 대치로 가지 말고 오늘이라도 허심탄회하게 대화에 나서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계가 실질적인 의사 결정권을 갖도록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재편하고 필수의료 해결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임 회장은 “일본 의사수급분과위원회는 위원 22명 중 16명을 의료현장을 잘 아는 의사로 구성하고 있다. 미국도 의료 정책을 결정할 때 의료를 잘 아는 의사들이 모여 생중계로 논의하고 녹취록도 남긴다. 이해 관계 충돌이 있는지도 철저히 검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민사회 관계자도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결정 권한이 있는 게 아니라 의견 정도만 낼 수 있다”며 “실질적인 의료개혁을 이룰 수 있는 협의체를 만들어 원점부터 필수의료를 논의하자”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과 제22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가 대통령을 속여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추진하면서 국민과 의사 사이를 갈라놓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임 회장은 “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한다면서 의사를 악마화하고 복지부 장관이 되겠다는 생각만 있는 박 차관, 국민 건강은 도외시한 채 관료 입맛에만 맞는 정부 용역을 진행해 큰돈을 모으고 더 큰 이권을 챙기기 위해 국회로 간 김 교수 같은 폴리페서가 대통령을 망치고 국민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 회장은 “이들의 주장은 포장지만 요란하며 결국 국민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이를 개혁으로 포장해 국민과 의사를 갈라놓고 정작 위험은 대통령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주장은 건물을 짓는데 철근을 빼고 대나무를 넣는 것도 모자라 수수깡을 넣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임 회장은 “나중에 국민에게 ‘우리나라에서 이런 병도 치료하지 못하느냐’는 한탄이 나올 때 원망을 들을 사람은 박 차관이나 김 교수가 아니라 대통령”이라며 “온갖 책임을 뒤집어 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게 올바른 정치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나올 때 성공한 대통령, 국민의 눈물을 닦아준 대통령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미력이나마 보태겠다"며 "오늘이라도 국민을 위해 큰 결단을 내려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의협이 추진하는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에 "협의한 적 없다"며 독단적 행동이라고 했던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는 "기다리겠다"고 했다.

임 회장은 "전공의들에게 2020년 투쟁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투쟁을 잘 마무리했어야 했는데 결국 안 좋은 모습으로 끝났다"며 "당시 대전협 회장이 말을 여러번 바꿨던 부분도 있다. 최대집 전 의협 회장도 전공의와 의대생 요구를 뿌리치고 정부와 합의한 점이 문제"라고 했다.

임 회장은 "당시 학생들은 현재 전공의가 됐다. 그렇기에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며 "박 위원장이나 전공의 잘못은 없다. 기다려야 하는 게 마땅하다. 진심을 다하면 언젠가 알아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