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윤 사장 측 “매각에 따른 경영권 프리미엄 ‘제로’…주주 피해”
한미그룹 “매각 없는데 프리미엄이라니…악의적 왜곡 유감” 반박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일가의 경영권 다툼이 이번엔 ‘경영권 프리미엄’에 대한 논쟁으로 번졌다.

한미약품그룹은 최근 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올해 초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을 비롯한 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와의 통합을 발표했으며, 창업자 장남 한미약품 임종윤 사장이 이에 반대하면서 양측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한미약품 임종윤 사장 측은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와 그룹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보전 받지 못했으며 이로 인해 소액주주 피해가 발생했다고 19일 비판했다.

경영권 프리미엄은 기업 인수합병(M&A) 시, 통상적인 시장 가치 이상으로 지불되는 추가 금액을 뜻한다. 경영권 프리미엄은 인수 대상 기업의 미래 가치, 시너지 효과, 전략적 중요성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결정된다.

임종윤 사장 측은 “최근 5년간 제약바이오업계 M&A를 전수 조사한 결과 경영권 프리미엄 비율은 평균 24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한미와 OCI의 기업결합과정에서 한미약품그룹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한 푼도 챙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미사이언스의 유증신주발행가액은 3만7,300원, 송영숙 회장의 지분 매도 가격은 3만7,000원으로 지난달 11일 종가인 3만7,300원과 큰 차이가 없다”며 “양사의 계획대로 통합절차가 완료된다면 OCI홀딩스는 경영권 프리미엄 지불 없이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에 오르게 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임종윤 사장 측은 녹십자홀딩스-바이오센트릭, 대원제약-극동에이치팜, CJ제일제당-천랩 등 제약바이오업계 M&A 사례를 언급하며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의 통합과정에서 한미사이언스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전혀 챙기지 못한 것이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또 “심지어 OCI는 지난 2022년 2월 부광약품을 인수할 당시에도 64.2%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했다. 하지만 매출 1조5,000억원을 기록하는 한국의 대표 제약사를 인수하는데 경영권 프리미엄이 '제로'인 셈”이라고 비꼬았다.

임종윤 사장 측은 이번 그룹 통합이 OCI 이우현 회장의 그룹 지배 구조 강화와 상속세 재원 마련이 필요한 모녀의 이익이 맞물려 이루어진 이례적인 거래라고 지적하며,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을 포함한 기관 투자자와 소액주주가 손해를 입게 된다고 비판했다.

임종윤 사장 측은 “더 심각한 상황은 피인수합병으로 지주사 지위를 잃게 되는 한미사이언스는 단순 한미약품 주식 40%와 현 헬스케어 사업 등의 기업가치만 인정받게 돼 선의의 주주들이 입는 직접적인 손실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고 했다.

임종윤 사장 측의 주장에 송 회장과 임 사장 측 입장을 대변하는 한미약품그룹도 입장문을 내고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한미약품그룹은 임종윤 사장 측 주장에 대해 “경영권 매각 없이 각자 대표 체제로 한미와 OCI의 경영권이 그대로 유지되는 이번 통합의 취지를 왜곡한 악의적 내용”이라며 “허위사실을 담은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하는 행위는 법적인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종윤 사장 측이 배포한 자료는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을 일방적으로 인수합병한 사례를 기반으로 작성된 것인 반면, 이번 한미그룹과 OCI그룹간의 통합은 양 그룹의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한 상황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한 모델이므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게 한미그룹 측 설명이다.

한미그룹은 “대주주 2명이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한 채 구주를 매각한 행위가 왜 소액주주의 손실로 귀결된다는 것인가. 논리적인 모순에 빠져 있다”며 “오히려 딜 전후 주가는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크게 올랐고, 통합 이후 양 사간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은 두 그룹의 미래가치를 더욱 키우고 소액주주들의 주주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종윤 사장 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본인 주식을 완전히 매각하려고 했던 취지였는지 반문하고 싶다”며 “그렇다면 한미를 지키겠다는 자신의 명분과 완전히 배치되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한미그룹은 ”흔들림 없이 이번 양 그룹 간 통합을 위해 나아갈 것“이라며 ”지난 10여 년간 한미 경영에 무관심했던 임종윤 사장의 이번 반발은 오히려, 본인의 다중채무 해소를 위해 이번 통합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진다. 자기부정을 하지 말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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